[이지수의 교육 칼럼] 상담이 뭔가요

여러분은 최근에 학교에서 상담을 받은 적이 있는가? 적어도  학기 초에 담임 선생님과 짧게는 상담을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상담 기간 이외에는 상담실을 찾지 않는다. 몇몇 학생들은 심지어 상담실의 위치조차 알지 못한다. 친구들에게 상담 기간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선생님과 상담을 했다고 말하면 아마 “너 뭐 잘못한 거 있냐?” 같은 답이 돌아올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학생은 상담이 그저 잘못했을 때 선생님과 면담하는 시간이라고 여긴다. 또는 학교생활에 문제가 있을 때만 받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부모님과 상담 한번 해야 겠다." 또는 "교무실로 내려와, 상담 한번 해야겠다." 라는 말을 듣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담은 문제가 있는 학생들만 받는 것이라는 인식은 학생들이 상담을 받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지우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상담을 하고 왔다는 이유로 의아한 눈총을 받는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상담을 꺼릴 것이다. 상담은 학생을 위한 일이어야 한다. 물론 학생을 훈계하는 것 또한 상담은 맞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상담이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로만 남아 있는 것은 옳지 않다. 상담의 원래 목적은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잠시나마 그 문제를 내려놓을 수 있게 돕는 것이다.

 

혹시 여러분은 상담실의 위치를 알고 있는가? 있다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가? 학교에 상담실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학생도 은근히 많다. 그저 상담 기간이나 이벤트 기간이 되어야지만 어렴풋이 “아, 상담실이 있었구나.”를 알아챌 뿐이다. 실제로 학교 상담실에서 이벤트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듣고 “상담실이 어디야?” “우리 학교에 그런 데가 있었어?” 같은 반응을 보인 학생도 몇 있었다. 이벤트에 참여하고 싶지만, 상담실의 위치를 몰라  헤메는 학생도 있었다. 학생이 찾지 않는 상담실은 아무 의미가 없다. 학교에서는 적극적으로 상담실을 홍보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상담에 관심을 가지도록 여러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적어도 학생들이 3층에 상담실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상담실 선생님과 학생들의 공감대가 통하지 않는 것도 또 다른 문제다. 같은 반 친구들에게 상담실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았다. 한 친구는 “위클래스에서 다양한 이벤트나 상담을 하는 건 좋지만, 힘든 거 말할 때 계속 질문만 하는 게 아니라 공감해주고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구는 “상담할 때 스킨십을 자제했으면 한다며 자꾸 손과 머리를 쓰다듬으셔서 놀라고 오히려 불편하다.”고 말했다. 취조받는 느낌이 들어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물론 학교마다의 차이는 있겠지만 선생님과 학생이 공감하며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최근에는 선생님이 아닌 같은 나이의 친구가 고민을 들어주는 또래 상담 제도도 활성화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대면 상담이 아닌 1388 , '다 들어줄개' 같은 온라인 상담 또한 활성화되고 있어. 청소년들이 보다 편한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선생님께 훈계받는 것 만이 상담의 다는 아니다. 이벤트 기간에 졸래졸래 상품 받으러 가는 상담실이 아닌 학생들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담실이 되길 바란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상담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건 어떨까? 고민을 털어놓을 시간, 조금이나마 편안해질 수 있는 시간 말이다.

 

*관련 통계나 자료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대신 친구들의 동의 하에 안터뷰 한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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