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투 논란, 무조건 비판만이 능사는 아니다?

한화 송창식 벌투 논란 이후 급격한 성적 향상

작년 시즌부터 프로야구에는 이른바 '혹사 논란'이 불거졌다.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해체 이후 한화 이글스의 감독직을 맡으며 현장에 복귀한 김성근 감독의 변칙적인 투수 운용은 일부 구원투수들의 한 시즌 투구 이닝이 타 팀 5선발보다도 많아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는 80년대 한국야구에서나 볼 수 있었던, 현대 야구에서는 금기시되는 선수의 혹사였으며, 부임 2년차인 올해도 이러한 투수 기용을 유지하고 있는 김 감독은 어느새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 되었다.


지난 4월 14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는 급기야 벌투 논란까지 일어났다. 선발 김용주가 경기 시작과 동시에 볼넷 4개와 안타 1개를 내주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리자 김 감독은 가차없이 송창식을 등판시켰고, 이 경기에서 송창식은 4의 1/3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며 12실점을 기록하는 최악의 피칭을 했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송창식의 무너진 투구 밸런스를 잡기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송창식은 한동안 벌투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송창식은 해당 경기 이후부터 7월 31일 현재까지 47경기에 등판해 64이닝 22실점으로 3.09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해당 경기 이전 5경기 7과 1/3이닝 동안 8실점하며 9.86의 방어율을 마크하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부터 김 감독은 때때로 선수들에게 벌투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지시를 내리고는 했다. 2011년 SK 감독 재임 시절 김광현에게 147구 완투를 시킨 뒤 다음날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한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해당 경기 8이닝 14피안타 3피홈런 8실점 패전) 당시에도 많은 논란과 질타가 이어졌지만, 정작 김광현은 이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때의 경험에서 힘을 빼고 던지는 방법을 익혔다며 오히려 감사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최근 일부 네티즌들은 한대화 감독 시절부터 보직을 가리지 않고 뛰는 송창식에게 동상이라도 세워주자는 의견을 내세운다. 우스갯소리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송창식에 대한 한화 팬들의 애정은 강하다. 송창식의 오랜 선수생활을 위해서는 혹사나 벌투 논란에 휩싸이는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적절한 정도는 오히려 선수 본인에게 이익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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