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수의 시사 칼럼] 높은 교육수준, 그러나 우리는 행복한가

 

대한민국의 교육 수준은 매우 뛰어나다. 국민 중 오직 약 1% 만이 글을 읽을 줄 모른다. 실제 2020년 우리나라 성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50.7%로 OECD 평균보다 높았고, 특히 청년층은 69.8%로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였다.1 그래서인지, 청소년들은 "너희가 나라의 미래다."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듣는다. 그리고 그 말 뒤에는 매번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대한민국의 교육 수준은 자랑거리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당사자인 학생들은 행복할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물론 공부의 재미를 깨달아 공부가 행복한 학생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은 그렇지 않다. 공부가 싫고 힘들다 느낄 뿐이다. 심지어 매일 무거운 가방을 들고 오가는 학원에서 문제 풀이를 하고, 집에 와서 숙제를 하고, 학교 과제를 하면 여가 시간은 거의 없다. 그래서일까 청소년들의 학업 스트레스 역시 높게 나타났다. 아동·청소년의 33.8%가 '죽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하거나 자주 한다'고 응답했으며, 그 원인으로 학업 문제(37.2%)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는 응답 비율도 초등학생 때는 85.2%였지만, 중학생(77.2%), 고등학생(69.3%)으로 올라갈수록 낮아졌다.2 한국 청소년의 삶 만족도 지수 역시  OECD 중 하위권에 달했다. 

 

"아, 학교 가기 싫다."라는 말은 학생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그러나 왜 학교가 가기 싫은 곳이 되었을까? 가끔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선생님들은 학교에 왜 다니느냐고 묻곤 한다. 그럴 때마다 학생들은 학교에 공부하러 온다고 답한다. 하지만 학교는 오직 공부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 학생들에게 단순한 지식을 전하는 목적뿐 아니라 공동체 생활을 배우고, 도덕적 인격을 갖추도록 돕는 목적도 있다. 또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여러 과목을 배우며 자신과 맞는 분야를 찾아, 진로를 설계할 수도 있다.  요즘 아이들이 꿈이 없다고 걱정하는 어른들이 많다. 하지만 적어도 고민할 시간은 주고, 경험할 기회는 주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흥미가 식기 전에, 열정이 식기 전에 목표가 사라지기 전에 말이다.

 

학생들은 또한 "아, 학원 가기 싫어"라는 말도 자주 하는 편이다. 학원에 다니는 학생뿐 아닌 학원에 다니지 않는 학생이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 과제보다 배로 많은 숙제 양과 암기할 단어, 선생님의 문법설명, 개념설명, 문제 풀이 등등. 입시가 만들어낸 지옥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학원이 학업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학원에서 내준 숙제를 하고, 단어를 외울 때 우리는 행복한가? 학생들의 꿈은 어디에 있는가?

 

학생으로서 공부를 소홀히 할 순 없다. 하지만 자신이 공부를 왜 하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이 시켜서 하는 공부는 절대 내 것이 될 수 없다. 하지만 동기부여가 있기 전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알맞은 학습 환경이다. 단순히 지식을 전하는 환경이 아닌 의욕과 열정이 불타오를 학습 환경이 주어져야 한다. 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하고, 즐겁게 공부 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런 교육환경이 만들어질 때 비로소 우리나라의 장래가 밝아지지 않을까?

 

각주

1)인용: https://blog.naver.com/moeblog/222506764644

2)인용: https://www.yna.co.kr/view/AKR201912240690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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