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원의 시사 칼럼] ‘한복 교복’의 공용화, 이젠 변(變)해야 할 때

 

역사의 발자취 속에서 교복은 학생들이 그 학교의 공동의식을 강조하고자 특정한 복장을 공통으로 착용함으로써 그들의 특수성과 개별성을 나타내는 의복으로 기능해왔다. 동시에 이는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하며 디자인에 대한 시도도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정부가 ‘2020 한복 교복 보급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발표를 기점으로 새로운 교복의 패러다임이 제시되었다.1 이에 따라 한복 교복의 공용화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젠 우리가 변해야 할 때임을 강조하고자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용화에 찬성하는 바이다.

 

여기서 한복 교복이란  중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입도록 한복 디자인을 살려서 제작된 옷을 말한다. 현재로선 한복 교복의 공용화는 현대화된 교복을 후퇴시킬 뿐이라며 비판하는 시각이 만연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복 교복은 전통 한복의 미를 살려 디자인적으로 탁월하다. 한복 교복은 또한 기존 교복과 차별화를 둔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는데 그 예로는 고운 색채감과 특유의 곡선미가 있다. 한복 교복은 고운 색채감을 살리기 위해 오방색의 색동 줄무늬와 고름 장식으로 구성했다. 그리고 풍성한 바지와 주름을 넣은 치마를 통해 한복 특유의 곡선미를 살렸다는 점에서 아름다움이 보인다. ‘옷이 날개다’라는 옛말처럼 조상들의 정신이 깃든 ‘선’의 조화를 현대 의복에서 구현해낸다는 것이 몽상에 지나치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고귀하고 숭고한 일일까. 이런 점에서 한복은 새로운 트렌드(trend)의 선두에까지 설 수 있는 것임을 이야기하고 싶다.

 

또한 한복 교복은 기존 교복의 불편함을 최소화하여 기능성 의복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 기존 여성, 남성 교복은 코르셋처럼 꽉 맞고 몸매를 부각해 입기에 불편하다는 비판이 많았다. 한복 교복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구성과 기능성을 갖춘 원단을 사용하여 활동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넉넉하게 만들어졌다. 또한 기존 교복은 여름철 통풍이 잘되지 않아 땀이 많이 찬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반해 한복 교복은 바람이 잘 통하고 신축성 있는 재질로 이루어져 있어 사계절을 실용성 있게 입을 수 있다. 실제로 한복 교복 보급 시범사업을 시작한 학생들의 평은 대체로 긍정적이며 교복의 실용성에 대한 칭찬이 계속되고 있다.2 옷을 입고 하루 10~12시간씩 공부를 하며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하의 길이와 상의 품을 넉넉하게 만들어진 생활 한복은 자라나는 세대들의 불편을 줄여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복 교복은 우리 민족 문화를 널리 알리고 이를 수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한복 진흥 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복에 대한 수요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 이는 한복을 입을 기회가 없는 학생들이 많아지며 우리 전통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 생각한다. 또한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과 관련하여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소홀했음이 나타나며 이를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복 교복은 전통 의식을 학생들이 자연스레 누릴 수 있도록 하여 민족의식과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다. 동시에 한복은 외래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 자원으로 여겨지기에 한복 교복을 공용화한다면 한류를 더 널리 전파하여 ‘문화 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지킬 뿐만 아니라 전통문화를 통해 세계적인 연대를 모색하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 기대한다.

 

물론 중,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책을 섣불리 시행하기에는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 한복 교복에 대한 여론을 긍정적으로 돌려야 하고 이를 공용화했을 시 생기는 비용 문제, 세탁 문제, 한복의 대중화를 위한 방법으로 한복 교복 외에 대안이 있을 것이라는 유일성 문제 등 말이다. 그렇지만 변화를 모색하고 한 걸음 나아가는 길목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의견이 분분해지는 과도기적 상황이 없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까. 우리가 지금 필요한 것은 정책의 완벽성이 아니라 변화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창의성이 아닐까 생각하고 그 변화의 시작이 한복 교복이 되길 바라며 끝을 맺는다.

 

각주

1 인용: https://www.korea.kr/news/cultureColumnView.do?newsId=148873192

2 참고: https://blog.naver.com/kcdf2010/222425752606

3 인용: http://www.hanbokcenter.kr/home/homeIndex.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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