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2일 수요일, 서연고등학교 시청각실에 김동식 작가가 방문했다. 서연 인문학 아카데미,김동식 작가의 특강을 듣기 위해일찍 하교할 수 있는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많은 학생들이 시청각실에 모였다. 김동식 작가님은강연회에 참석해주어서 너무 고맙다는 인삿말과 함께 강연을 시작하셨다.김동식 작가님의 강연 주제는 "이런 사람이 어떻게 작가가 되었나?" 였다. 책에 대한 이야기보다 김동식 작가님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그렇게 '나'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김동식 작가님은 원래의 직업이 작가가 아니라 공장 노동자였다.벽으로 막힌 지하에서단순 노동을 반복할 때면 여러 망상과 상상에 빠지곤 하셨다. 당시에는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단정지었지만 후에 단편 소설을 쓸 때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었고, 세상에 쓸모없는 일은 없구나를 느끼셨다고 한다. 글을 쓰게된 계기도 독특했다. 바로 '댓글이 좋아서'였다. 사람들의 댓글이 좋아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서.그렇게 천재 작가의 조금은 특별한 단편소설이 만들어졌다. 김동식 작가님은 자신이 작가가 되는 데 큰 영향을 준 요소들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다. 첫번째는 운. 서로 연결되어 있고,힘이 될수 있는 세상에 태어났다는 행운. 공
5월 9일 서연고등학교에서는 '서연 명사 특강'을 진행하였다. 서연 명사 특강은 학생, 교사, 지역주민이 다 함께 깊은 사유의 시간을 갖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진 활동이다. 지난해에는 '나태주'시인이 서연고등학교에 와서 강연을 하셨고 두 번째 활동으로 '안도현'시인이 강연을 하러 오셨다. 안도현 시인은 현대 문학인 중 대중 인지도가 높은 분으로 <너에게 묻는다>, <우리가 눈발이라면> 등과 같은 시를 창작하셨다. 안도현 시인님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적인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누셨다. 평소 시에 관심이 많은 학생부터 안도현 시인님의 열정적인 팬까지 저마다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강연에 참여한 만큼 유익한 대화가 많이 이루어진 것 같다. 안도현 시인님의 강연은 시인님이 창작하신 시를 PPT에 띄워놓고 진행되었는데 시가 바뀔 때마다 함께 시를 낭독하는 것은 커다란 감동을 안겨주었다. 시인님은 "시적인 것"을 이렇게 정의하셨다. "시인이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 주는 것이다. 나는 연탄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준 것뿐이고 간장게장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준 것 뿐인데많은 사람
5월 12일 학교가 끝난 방과 후 시간에 서연고등학교 러시아 수업을 수강하고있는 약 60명 정도되는 2, 3학년 학생들이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 연구소 어건주 교수님의 러시아 특강을 듣기 위해서4층 창의재량실에 모였다. 어건주 교수님의 특강은 지난 여러 특강들과는 조금 다른 주제를 가지고 있었다.지난 특강들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러시아에 대해 학생들에게 소개해 주었다면 이와는 반대의 주제를 가지고 오신 것이다. 즉, 화려한 건축물 위주의 강의가 아닌 실제 러시아의 거리를 걷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동상들과 조형물들에 대한 강의였다. 꾸며지고 예쁜 이야기보다 이런 거리에는 어떤 역사가 존재하며 어떤 사람들의 희생과 노고가 있었는지에 대한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특강의 핵심이 되는 것은러시아의 도시 '마가단'과 '콜리마 연방 자동차대로'이다. 이 두 장소의 공통점은강압적인 소련 체재의 억압과 인권 하락으로 인한 죄수들의 희생이다. '마가단'이라는 도시의 기원은 자연스러운 사람들의 관계가 아니라 인귀적이고 폭력적인 분위기이다. 그 속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흔적이 그대로 남은강제적으로 만들어낸 도시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콜리마
지난 4월 14일, 등교하던 서연고등학교 학생들이평소와 다르게로비에 띠는 노란물결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서연고등학교 학생회에서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세월호 추모 행사를 4월 14일부터 이틀간 진행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 16일에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 사건으로 당시 전체 탑승자 476명 중 304명이 사망, 실종된 대형 참사이다. 승객에 절반이 넘는 수가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학생들임이 밝혀지면서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사건이기도 하다. 2014년에 어린아이여서 사건에 대해 잘 알지 못했음에도 서연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행사를 기획했다는 것 자체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교하던 학생들은 물론이고교직원도가던 길을 멈추고 노란 리본을 달았다. 분주한 아침 시간이었지만 학생들은 리본을 묶는 짧은 순간, 진지하고 진심을 다한 모습으로 리본을 달며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 분들을 추모했다. 노란 리본에는 검정 사인펜으로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 분들을 추모하는 메시지도 적혀있었다. 이날 학생회는 리본을 다는 것뿐만 아니라 포스트잇을 나눠주고 고마웠던 기억, 슬펐던 기억들을 나눌 수 있는 노란 나무도 준비
지난 4월 6일, 서연고등학교에서는 러시아어를 배우고 있는 2,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서연 러시아 전문가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서연고등학교는 지난해인 2021년부터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한 러시아 문화 예술 아카데미 과정을 통해 러시아 회화, 발레, 역사, 비전 등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그 결과 학생들은 일반적인 수업 시간에 학습할 수 있는 내용과는 또 다른 강의를 들으며 러시아를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이어 2022년에도 러시아 전문가 프로그램이 개설되었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진행 된 첫 러시아 특강인 만큼 작년에 특강을 들었던 3학년 학생들과 이번이 처음인 2학년 학생들은 저마다의 부푼 기대를 끌어안고 강의실에 들어섰다. 성균관대 러시아 문학과의 김상현 교수님은 약 1시간 30분가량의 강의에 열정적으로 임하셨다. 김상현 교수님은 고등학생의 눈높이 맞추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술, 문학, 역사, 지리에 대해 말씀해주셨고, 자료로 사용된 사진들은 직접 러시아를 거닐며 촬영한 사진이어서 러시아 거리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학생들은 김상현 교수님에게 궁금증이 가득한 눈빛을 보내며 흥미롭게 강
작년 12월 29일, 행정자치부는 지자체 저출산 극복 정책의 하나로 ‘대한민국 출산지도’를 발표했다. 논란이 된 것은 그중 한 카테고리인 ‘가임기 여성 인구 지도’이다. 가임기 여성 인구 지도는 20~44세 가임기 여성의 지역별 분포를 대한민국 지도에 기재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커지는 분노의 목소리에 행정자치부는 '지역별 출산통계를 알리고 출산 혜택 정보를 제공하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는 불길, 필자가 생각하는 가임기 여성 인구 지도가 뭇매를 맞은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국가가 성차별을 자행했다는 점이다.여성의 출산 계획과 의사, 불임, 난임, 성 소수자를 무시한 가임기 여성 인구 지도는 여성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은 행위이다. 또한, 여성을 가축처럼 취급하며 임신을 시켜야 하는 개체로 만들었다. 이는 마치 성범죄를 부추기는 것처럼 비친다. 실제로 출산지도가 공개된 이후 포털 사이트 기사 댓글과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이 지도를 게임 ‘포켓몬 고’에 비유하면서 희롱하기도 했다.무엇보다 가임기 여성 인구수만 공개하고, 남성에 관련된 통계는 공개하지 않은 점은 저출산의 책임을 여성에게만 묻는 것으로, 어불
통일부가 제작지원한 설특집 예능 별 친구라는 제목으로 외로운 남북한 아이들이 서로에게 친구가 되어주기 위해 남북 최초로 '통일학교'에서 만나는 남북 청소년 우정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편성하였다.2박 3일간의 만남을 통해 4명의 아역배우와 6명의 탈북 청소년들이 살아온 환경 문화가 다른 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은 우리 사회의 하나의 작은 통일로 그려지며 큰 화제를 모았다. 1회에서 서먹했던 첫 만남에서의 오해와 편견이 대화와 놀이로 풀렸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낸시는 이날 남북한 아이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이후 최근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디스코 팡팡 놀이장으로 향했다. 음악과 놀이기구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눈싸움을 벌이면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마지막 만남이 그려진 식사자리에선 첫 만남에서의 어색함은 사라지고 따뜻함과 웃음이 가득했다. 남북한 아이들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행을 통해 쌓은 추억들을 공유하고 아쉬운 작별의 눈물을 흘렸다. 방송이 끝난 후 시청자들은 "아이들이 눈물을 흘리는데 정말 짠했다", "편견과 선입견이란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등의 글을 올리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