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진의 외교통상 칼럼 1] 시진핑의 장기집권 현실화

중국의 미래는

중국에 산 비 쏟아지려니 바람이 다락에 가득하다라는 시구가 있다. 단순한 서경을 의미하는 의미에서 현대에는 곧 닥칠 위기의 전조를 암시하는 말로 바뀌었다. 이 시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중국은 위기라는 것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상황이 닥치기 전 그에 먼저 대비하려는 중국인의 의식은 안 할 때 위험을 생각하라는 뜻의 거안사위, “미리 생각하면 대비가 있고, 준비가 있으면 환란이 없다등의 말에서도 잘 나타나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면 뭐하냐라는 핀잔과 한탄이 기조를 이루는 우리와 다르게 중국인은 양을 다시 잃지 않으려면 외양간을 고치자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바로 중국인이다. 이러한 중국이 드디어 위기에 대비하고 대처할 때가 온 것 같다.

 

중국 공산당 총서기인 시진핑의 행보가 전 세계를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시진핑이 중국 국가주석의 연임 제한을 없애기 위해 헌법개헌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개헌은 국민의 바람이던 시진핑의 욕심이던 간에 무난하게 통과되며 시진핑의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장기 집권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솟구치는 가운데 이번 개헌이 당과 인민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요구를 반영해 이뤄졌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중국정부가 갈수록 여론 통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은 공산당 일당 독재국가다. 이런 중국에서 시 주석의 장기집권 시도를 두고 강력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어찌 보면 아이러니다. 하지만 이들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장기집권은 곧 절대권력을 의미하고 절대권력은 결국 부패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이어져 주로 비극을 초래한다.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마오쩌둥은 중국인에게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지만 그가 주도한 문화대혁명은 중국 현대사의 흑역사로 기록돼 있다. 문화대혁명이란 1960년대 중반 마오쩌둥이 당내 반대파를 견제하기 위해 부르주아 세력 타파’ ‘자본주의 타도를 내걸고 일으킨 군중운동이다

 

이러한 문화대혁명은 절대권력의 비극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마오쩌둥 이후 권력을 장악한 덩샤오핑은 개혁·개방정책을 통해 중국 경제 발전에 힘쓰는 한편 새로운 독재자의 출현을 막기 위해 정치 제도를 개혁했다. 서구 정치학자들은 덩샤오핑이 도입한 집단지도체제와 국가주석 임기제 덕분에 당내에서 나름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중국 공산당이 중국을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올려놓을 수 있던 것도 당내에서 작동하는 견제와 균형 덕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덩샤오핑 이후로 유지되던 주석의 임기 제한은 2013년 초 국가주석 취임 이후부터 집단지도체제와 임기제를 거부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 온 시진핑의 헌법 조항 수정으로 붕괴되었다.

 

이제 중국은 시진핑의 의사결정에 국가의 미래를 결정해야 하는 불안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러한 시진핑의 장기집권은 중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던 한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게 중국의 미우주무(비가 내리기전 창문을 내리라)”, 방환미연(일이 번지기 전에 위기의 요소를 먼저 잠재우라)“등의 말이 행동으로 실천되며 빛을 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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