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은 인문/사회 칼럼 3] 혜화역 시위, 페미니즘의 확장일까?

민주주의 사회와는 모순되게 여성들이 차별받는 사회가 계속되고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그에 대한 여성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남성혐오에 대한 키워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1일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게시판에 자신이 찍은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찍어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모(25)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성차별 편파 수사라며 두 번에 걸쳐 시위를 벌였다. 일명 혜화역 시위로 불리는 이 시위에 서울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519일 시위의 규모는 주최 측 추산 12천여 명, 69일 시위 규모는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으로 추정되었다

 

몇 주 사이에 2배로 시위규모가 커지면서 이에 따른 사건사고도 발생하고, 시위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이 시위에서는 피해자가 여성이 아닌 남성이었기 때문에 신속한 수사가 이뤄진 것이라며 남성 불법촬영 범죄자 10명 중 8명은 벌금형이나 집행유예에 그쳤다는 점을 지적하고 '우리는 편파수사를 규탄한다', '사법 불평등 중단하라', '여성유죄 남성무죄 성차별 수사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성차별 없는 공정 수사를 촉구하고 몰카 촬영, 유출, 유통에 대한 해결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집회에 참여한 여성들 중에는 삭발을 감행한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들은 삭발은 경찰의 편파 수사에 대해 더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메시지라며 머리카락을 자르면서 우리의 의지를 보이려 한다고 말했다. 또한 남성이 몰카 찍는 모습을 '미러링'하는 퍼포먼스로 몰카가 잘못된 행위임을 지적했다.

 

 

 

 

가부장적인 사회였던 것이 현재까지도 남아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양성평등의 시대가 찾아오고 여성의 지위가 점차 높아지면서 사라져야할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작지만 빈번하게 여성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한남충`(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은어) `재기해`(남성 인권운동가 고 성재기 씨가 투신 사망한 것을 희화화한 표현) `자이루`(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반갑다는 뜻의 유행어 하이루를 결합한 은어) `소추소심`(고추가 작을수록 소심하다는 의미의 은어) 등 각종 남성 혐오 의미가 내포된 표현이 쏟아졌다

 

이러한 은어까지 등장하면서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점점 단어 선택부터 행동까지 과격해지면서 여성의 편에 서서 그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까지 뒤돌아서게 만들고 있다. 성차별 없는 공정수사를 촉구하는 취지는 좋지만 과도한 것은 좋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날 혜화역 시위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는 직장인 박 모씨(30)"성차별 없는 공정 수사를 촉구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일부 과격한 구호는 남성을 싸잡아 잠재적 범죄자 집단으로 매도하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는 페미니즘의 확장선이 아닌 남성혐오로 가는 출구로 변질 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다. 

 

이 시위가 여성과 남성 간의 싸움, 즉 선긋기를 위한, 남성과 여성의 대립이 아닌, 남녀평등을 목적으로 번져야하며 이에 대한 정부의 올바른 대책과 여성들의 요구에 알맞게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남성도 이러한 사건 자체가 일어나게 된 계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봐야하며 다시는 이러한 일로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고, 비관적인 태도를 줄이고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도래하기 위해 남성과 여성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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