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서현의 방송칼럼 1] 갑자기 많아지는 여행예능, 왜?

 
뭉쳐야 뜬다, 배틀트립, 짠내투어, 원나잇푸드트립. 요즈음 TV 채널을 돌리면서 자주 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패키지로 여행을 떠나는 뭉쳐야 뜬다, 여행 코스 소개로 배틀을 하는 배틀트립, 최저가 여행컨셉 짠내투어, 1박 2일동안 각 나라의 맛있는 음식만을 찾아 여행하는 원나잇 푸드트립. 이 프로그램들의 공통점은 모두, 여행이라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TV 프로그램들이 급증했다. 과연 여행 프로그램들은 언제부터 성행했을까? 2013년으로 거슬러 가보자. 2013년 TVN에서 나영석PD의 <꽃보다할배 시즌 1-유럽&대만편>이 방영되었다. <꽃보다 할배>시리즈는 해외여행을 떠나는 원로배우들의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어 여행예능의 트렌드를 열었다. 그 뒤로 나영석PD의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시리즈가 줄줄이 방영되며 사람들은 점차 여행 콘텐츠와 가까워졌다.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인 YOLO (You Only Live Once)의 열풍도 여행예능에 큰 영향을 끼쳤다. YOLO가 최근 큰 인기를 끌면서 많은 사람들이 ‘ YOLO 라이프 ‘를 실천하고 있다. 직장에 다니며 일하는 것을 그만두고 취미생활, 자기계발 등에 돈을 아낌없이 쓰는 것이 ’ YOLO 라이프'이다. 이것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또한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등 저가항공의 출범이 해외여행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러한 원인들로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여행에 관한 컨텐츠를 즐겨보기 시작했으며 그 기회를 이용하여 많은 여행 관련 프로그램들이 생겨난 것이다.
 
사람들은 본인대신 출연자들이 대신 여행을 다니며 체험하는 것들을 HD영상으로 즐길 수 있어서 더 큰 몰입감과 대리만족을 얻는다. 여행예능의 출연자들은 직접 여행코스를 짜고, 이동하면서 현지 음식과 명소들을 먼저 경험해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이 때문에 여행예능들은 뛰어난 ‘정보성‘으로 사랑을 받는다.
 
 
하지만 여행예능이 점점 증가함에 따라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여행예능의 출연자는 대부분 유명 연예인인데, 최근에는 연예인들의 가족까지도 방송을 통해 호화로운 여행을 즐기고 있다. 이것이 연예인 특혜가 아니냐는 많은 시청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많은 여행프로에 출연해서 여행을 가면서, 또 그것에 대한 출연료도 받기 때문에 집에서 그것을 보기만하는 시청자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다. 또한 방송에서 여행 관련 정보를 잘못 알려주면 그것을 본 시청자들은 그대로 따라 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보자. 짠내투어, 일본의 후쿠오카 편이다. 프로그램의 목적은 최소한의 경비를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5명의 출연자들은 일본의 한 스테이크 음식점에 들어가서 2개의 음식만을 시킨다. 우리나라였다면 조금의 눈치만 받는 일이었겠지만 일본 같은 경우에는 큰 실수를 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음식점을 가서 1명당 1개의 메뉴를 시키는 것이 당연한 예절이다. 시청자들은 방송을 보면서 이렇게 잘못된 점을 생각없이 보고 넘길 수 있고, 또 그것을 따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하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여행을 간 것 같은 생생함을 주기도 하고 혹은 여행을 갈 때 참고할만한 정보를 공유하는 여행 프로그램들은 앞으로 이 기세를 따라 더 사랑받을 것이라고 예측해본다. 하지만 아직 조금 부족한 이 콘텐츠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리를 잡고, 대중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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