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무한

제논의 역설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역설은 제논이 제시한 역설 중 가장 유명하다. 그 내용에 대해 설명해 보자면, 달리기가 빠르기로 유명한 그리스 신화의 아킬레스와 거북이가 달리기 시합을 한다. 아킬레스는 거북이보다 100배 빠르게 달릴 수 있다고 하자. 거북이가 출발선의 100m 앞에서 출발하도록 하였다. 이때 아킬레스는 거북이를 따라잡으려고 해도 거북이는 아주 조금이나마 아킬레스의 앞에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아킬레스는 영원히 거북이를 앞지를 수 없다.


 

이와 같은 제논의 역설 중 아킬레우스와 거북이는 매우 유명해 어릴 때 많이들 접해본 문제이다. 필자 또한 어릴 때 제논의 역설을 접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 굉장히 신기하다고만 생각하고, 책에 나와 있는 수식을 보고도 왜 틀렸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 2학년 교육과정에 포함되는 미적분1의 수업을 듣고 다시 보니까 쉽게 틀림을 증명해 낼 수 있었고, 필자의 성장을 실감하였다. 하지만 그만큼 순수한 진실에 대한 탐구심과 호기심은 잃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직접 그 근원적인 해답을 찾는 게 아닌, 공식화된 식을 암기하고, 그것을 적용하여 그저 문제를 풀어낼 뿐이니 말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렇게 급수를 통하여 제논의 역설을 반박하는 것이 완전하고 깔끔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아가 아직 제논의 역설은 명확히 반증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필자는 무한의 개념에 대해 처음 배울 때, 0.999...1로 본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결국 이것을 문제를 풀기 위한 약속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갔지만, 이 제논의 역설을 완전히 설명하거나 반박하려면 역시나, 반드시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논의 역설에서, 거북이와 아킬레우스는 결국 앞으로 진행하는 거리가 어떻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무한 번 반복하는 셈이다. 우리는 이것을, 이 무한히 나아가는 것을 유한한 수의 개념으로 나타낼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무한히 반복된다는 것, 말 그대로 끝이 나지 않을 터이고 제아무리 조금씩 늘어나더라도 끝이 없이 늘어나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문제에 대한 명확한 답이 나올 때, 비로소 제논의 역설은 완전히 반증 될 수 있을 것이다.

 

무한은 인간이 가늠하고 실감하기엔 아직 불가능한 영역일 것이다. 그만큼 그에 대한 느낌을 잡거나 정확하게 알기엔 무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토론하거나 깊이 생각하기에 가치가 있는 주제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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