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264', 이육사 시선


이 책은 작품들을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지만,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앞부분에는 초판 시만 실었지만, 뒷부분에는 엮은이가 해설과 분석을 하여 이해하기 쉬웠다.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많았는데 이육사 시인에 대해서는 일제강점기의 항일운동가라는 것이 대표적인데, 그는 선비적 지질의 세계관을 노래한 시인이라고도 한다. 이육사의 본명은 원곡이라고 하는데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에 연루되어 검거된 후 수인번호 264를 따서 호를 이육사라고 짓게 되었다 한다. 나는 이육사 시인이 처음부터 이육사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줄 알았는데 1930년 1월 3일 첫 시 <말>을 조선일보에 이활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하면서 사단에 나온 것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중 하나이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좋았던 시는 <절정>이다. 이 시가 1940년대의 민족 말살로, 일제의 식민통치가 가장 가혹했던 암흑기에 발표되었다. 이런 위기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초극하려는 강렬한 의지가 표현된 작품이고, 저항시의 백미라고 한다. 특히 이 시의 4연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라는 역설을 사용해 이러한 극한 상황에서 굴복하지 않는 의지를 보여줘서 기억에 남는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이육사 시인이 독립운동을 전개하면서 상황 속 자신이 느낀 바를 시로 표현했다는 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 것이다. 또 이 책을 읽어서 대표작만이 아닌 여러 시를 접하고 공부하며 새롭게 알게 될 사실 뿐 만 아니라 무언가를 얻어가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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