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이런 단편 소설은 어때?

방학 때 읽으면 좋을 한국 단편 소설

대한민국의 다수 학생은 학교에 가지 않는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며 고리타분한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나는 여름방학을 맞아 10대들의 머리를 조금이나마 식혀줄 대한민국의 흥미로운 단편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들어있는 소설, 지금 시작한다!



1. B사감과 러브레터


- 줄거리

B 사감은 C 여학교의 교원이자 사감인 사람으로 아직 결혼하지 못한 노처녀이다. 그래서 그녀는 기숙사로 오는 러브레터와 남자들의 면회를 극도로 싫어한다.


그런데 어느 날 새벽마다 들려오는 의문의 웃음소리와 말소리가 기숙사에 들리기 시작하고 이에 궁금증을 갖게 된 여학생 3명은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소리의 발원지는 B 사감의 방이었으며 그녀는 그곳에서 학생들의 러브레터를 바탕으로 혼자 고백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여학생은 경악을 금치 못하였고 이를 끝으로 이야기는 마무리가 된다.


- 한 줄 감상

"B사감의 태도에서 현대인의 모습을 보았다.”

B 사감은 낮에는 남자를 싫어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굉장히 순결한 자세를 가지고 있는 척 하지만 밤에는 사랑을 갈구하는 행동을 나타내며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이익이나 편리를 위해서 자신의 속마음을 숨긴 채 살아가는 지금 현대인의 모습이 이와 유사하다고 생각하였다. 소설 속 인물과 지금 시대의 사람들을 접목해 읽는다면 좀 더 흥미로운 독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2. 동백꽃


- 줄거리

여주인공인 점순이는 남주인공인 ‘나’의 닭에게 지속해서 싸움을 걸어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그리고 그 지속성의 배경에는 ‘나’ 가 점순이가 준 감자(관심, 애정)을 거절한 데에 있다.


결국, 화가 난 ‘나’는 점순네 닭을 이기도록 하기 위해 자신의 닭에게 고추장을 먹이고 닭싸움에 도전하지만 실패하게 되고 힘없이 공격만 당하는 본인의 닭을 보며 분노가 치밀어 결국 이성을 잃고 점순네 수탉을 죽이게 된다. 때문에 ‘나’는 자신이 닭을 죽였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떨게 된다. 하지만, 점순은 나를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염려하지 말라고 위로를 해준다.


‘나’와 점순이 동백꽃으로 쓰러진 후 점순은 꽃 밑을 기어 내려가고 ‘나’는 산으로 가며 이야기는 끝을 맺게 된다.


- 한 줄 감상

어린 아이들이 소유한 특유의 풋풋하고 순수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이 소설은 첨예한 갈등이 나타나는 등의 심오한 사건이 발생하는 것 대신 아이들의 소소한 닭싸움 등을 하나의 대립 장면으로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갈등 또한 동백꽃이라는 아름다운 소재가 만든 분위기 속에서 해결된다. 따라서 우리는 이를 통해 농촌 남녀의 순박한 사랑이 이 글에 나타나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김유정 작가 특유의 해학적인 표현도 집중해서 보아야 할 점 중 하나이다.

 

3. 고구마


- 줄거리

이 글의 주인공인 인환, 수만, 기수네 반은 농업 실습용 고구마를 기르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고구마가 사라졌고 학급 아이들의 대부분은 수만을 의심한다. 특히, 수만의 주머니에 무엇인가가 들어있는 것처럼 보임에 따라 아이들의 의심은 더더욱 커지게 된다.


그러나 수만의 친구인 기수만큼은 그를 의심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기수가 봐 온 수만의 모습은 분명 도둑질을 하지 않을 친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수는 수만과의 대화 중 수만의 수상한 모습을 보며 그가 고구마를 훔쳤다고 생각하고 다른 아이들은 급기야 이를 갖고 놀리기 시작한다.


아이들의 놀리는 정도는 더 심해지고 소설의 막판에는 학생들이 수만이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던 것을 빼앗지만 놀랍게도 그것은 고구마가 아닌 수만의 어머님이 얻어 오신 누룽지였다. 수만은 단지 이것이 부끄러워 아이들에게 말을 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수만이 도둑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고 기수는 수만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며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 한 줄 평가

가난이라는 쓰고 슬픈 이름.”

이 소설에서 아이들은 수만의 가난한 겉모습만을 보고 그를 도둑으로 몰아가고 급기야는 강제로 주머니를 뒤지는 등의 학교 폭력적 성격을 띠는 행동을 한다. 물론, 마지막 장면에서는 오해가 풀리고 수만이 사과를 받으며 이야기가 끝나기는 하지만 단지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는 것을 보며 궁핍한 생활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서럽고 힘든 것인지를 이 책을 통해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더불어 나는 이 글을 읽으며 타인을 자신의 편견이나 폐쇄된 관점에서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더 넓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고 이를 바탕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처럼 대한민국에는 우리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다양한 단편 소설들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우리 학생들 또한 공부로 지치고 힘들 때 이런 독서를 통해서 조금의 여유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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