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윤우의 사회 칼럼] 과연 인류는 발전하는가

 

 

누군가 ‘인류는 발전하고 있는가?’라고 질문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나는 아마 대답하지 못할 것 같다. 인류의 발전이란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우선 많은 사람이 떠올리는 기술의 발전이 있을 것이고, 이외에도 개개인의 만족도의 상승, 인구수의 증가 등 여러 의미가 있다. 난 이 중 인구수의 증가와 개개인의 만족도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KRIM(한국 선교 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1959년에서 1999년까지 40년간 약 두 배 증가했다(30억 명에서 60억 명). 이는 실로 엄청난 수치라고 말할 수 있다.1 한 번에 약 1~2명 정도 출산하는 호모사피엔스 개체의 수가 40년간 두 배 증가했다니, 이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도 이 수치가 범상치 않다는 것 정도는 쉽사리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는 현대 의학의 발달, 생활 수준의 향상과 도시화로 인한 생존율 증가 등이 있다. 앞서 말한 내용만 고려하면 인구의 증가는 인류의 발전과 직결되게 보일 수 있다. 의학 기술이 발달했고, 생활 수준과 생존율이 상승하고, 인구수도 늘었다니 큰 발전을 이룬 것이 아니냐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본 실상은 전혀 다를 수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두었지만, 개개인 삶의 만족도는 오히려 하락했을 수 있다는 얘기이다. 기술은 늘어나는 인류를 감당하기 위한 체제였을 지도 모른다. 과거 원시 인류는 소규모 집단으로 이동 생활을 하였고 당대에는 지금과 같은 수준의 기술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파트를 지어 많은 사람이 살게 하고, 대중교통으로 다수의 사람을 이동시키는 등의 기술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그 당시엔 전염병을 치료할 기술 또한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소규모 집단 사회에서 전염병이 돌면 그 집단은 없어지겠지만 다른 호모사피엔스 집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전체 인구수 증가를 생존 목적으로 본다면 큰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경우, 코로나 같은 전염병이 한번 퍼졌다 하면 전 세계에 있는 인류가 영향을 받는다, 그러니 의학 기술이 발전할 수밖에 없고 이렇게 발전한 의학 기술은 생존율을 높이고 그에 따라 인구는 더 늘어나고… 이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현대 인류는 사회를 유지하는 부속품처럼 소모된다. 생각해 보면 현대 인류는 생존과는 별 관계가 없는 일을 하며 대부분 시간을 보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컴퓨터 앞에 앉아 보고서를 쓰고, 다른 회사와의 계약을 따내는 것이 생존과 어떤 연관성이 있겠는가. 그런데도 이런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인구가 이 정도로 증가한 시점에서 생명에 위협 없이 살아가려면 인류를 법 등의 제도로 보호하는 사회라는 체제를 운영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우리는 저런 사무적인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하고픈 말은 사회와 기술은 그저 늘어난 인류를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에 불과하단 것이지 인류의 발전 과정이 아닐 소지가 다분하다는 얘기이다. 자, 다시 생각해 보자 기술은 발전했겠지만, 과연 삶의 만족도는 상승했을까? 이번에는 쉽사리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인류의 발전이란 인류의 평균 만족도의 상승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개개인이 만족하지 못하고 비참한 삶을 산다고 느낀다면, 그 앞에서 기술의 발전이 더 이상 의미가 있겠는가. 이 글에서는 인류 발전에 관한 아주 일부분을 다루었다. 끝으로 나는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 ‘과연 인류는 발전하고 있는가?’

 

각주

1. 참고: KRIM: https://krim.org/pabalma-plus-2022-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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