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영의 심리학 칼럼] 감정 없는 청소년 연애에 반대합니다

최근 들어  주변 친구들의 이성 친구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분명 사이가 좋지 않다고 생각했던 한 남자아이와 내 친구가 손을 맞잡고 함께 걸어가기도 하고, 얼굴만 마주쳤다 하면 좋아하는 남자아이에 대해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친구도 있다. 이 친구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누군가와연애하고 싶다'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중에는 특별히 좋아하는 사람이 없지만 그저 '외롭다’,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내고 싶지 않다' 등의 이유를 들며 아무나 좋으니 연애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친구들도 다수 존재한다. 나는 이렇듯 누군가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 상태에서 그저 단순한 연애와 사랑을 꿈꾸는 친구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누군가와의 뜨거운 사랑을 꿈꾸는 친구들에게 내가 청소년들의 연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두고 싶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청소년의 연애 및 애정 행각 등을 그다지 좋게 바라보지 않는다. 만약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학생들에게 있어 연애는 금물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한 데에는 위에서 말했듯이 서로를 좋아하는 감정 없이 한순간의 충동으로 누군가와의 관계를 맺는 친구들이 한몫한 것 같다. 대개 그런 친구들은 만나기 시작한 상대와 아주 잠시 뜨거운 사랑을 나누다가 결국 한 달도 되지 않아 서로와 헤어지게 된다. 왜 그런것일까? 분명 연애를 시작하기 이전에는 '누구든 좋으니 연애가 하고 싶다. 내게도 연인이 있다면 드라마 속누군가와 같이 그 사람에게 정말 잘해줄 텐데...’ 하고 생각하던 친구들은 어째서 그토록 기다리던 연애 상대를 만났음에도 며칠 가지 못해 헤어지게 되는 걸까?

 

가장 먼저 우리들 청소년기의 ‘감정’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잠깐이지만 뜨겁게 누군가를 사랑했다가, 그 뜨거운 사랑이 얼마 가지 못해 식어버리는 것이다. 대체로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친구들이 아닌, 상대를좋아하는 마음 없이 ‘연애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상대방을 만나는 친구들에게서 이런 재빠르게 변하는 감정이 많이 엿보인다. 잠깐은 상대에게 푹 빠져 연애하는 나와 상대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 듯이, 그리고 상대는 내가 어릴 적부터 꿈꾸던 이상 속의 왕자님, 또는 공주님이라도 되는 듯이 생각하고, 또 행동한다. 문제는 이 감정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느냐이다.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없는 상태에서 가지는 만남은 말할 것도 없이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상대가 조금이라도 자기 생각과 기대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보인다면그럴 때마다 상대에 대한 호감도는 빠르게 낮아질 것이고 이는 나를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는 상대 역시 해당하는 일이다. 만약 두 사람 중 한 사람만이 상대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면, 이는 절대 평등하게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된다. 내가 좋아하는 상대와 행복해지기 위해 연애를 하는 그 과정에 갑과 을의 관계가 형성되어버린다. ‘연애할 때는 더 좋아하는 사람이 진다’라는 말이 있다. 서로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에서이 말은 그 어느 말보다 낭만적이고 설레는 말처럼 들리지만, 위에서 언급한 한 사람만 진심이 되는 연애에서이 말은 그 어느 무기보다 날카로워진다. 내가 상대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상대에게는 무기가 될 수 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내가 상대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상대에게 크게 화를 낼 수도, 상대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할수도 없다.

 

두 번째로 청소년의 연애가 이들이 학생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데에 미치는 영향을 이유로 들 수 있다. 대부분의 연애를 하는 학생들이 상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게 된다. 당연히자신의 시간 관리를 철저히 잘하고, 학생으로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잘 알고 이를 지키는 학생 두 사람이 연애한다면 이는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관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 학생이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모두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고 있다. 당장 아무 일이 없는 상황에서도 언제나 시험 준비, 학원 숙제 등으로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 놓인 한 학생이 연애하게 되면 어떻게될까? 누구나 예측할 수 있듯, 다 망칠 수밖에 없다. 연애하는 데 쓰인 시간은 다시 본인에게로 돌아오지 않을 만한 시험 준비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숙제를 끝마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본인이 원하던 만큼충분히 상대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도 못한다. 집으로 돌아와 해야 할 일이 남아있으니까 아쉬운 마음을 남긴 채로 귀가해야 한다. 결국 이도 저도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늦은 밤에 몇 시간이고 상대와 통화를 하며 달콤한 말 들을 수도 없이 속삭이겠지만, 다음날 학교에 가서 꾸벅꾸벅 졸며 카페인 음료를 마시게될 것이다. 상대와 함께 카페에 앉아 공부하고자 한대도, 사실은 공부에 집중하는 시간보다 상대와 웃는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데에 투자하는 시간이 더 많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아직 부모님의 곁을 떠날 만큼 성숙하게 성장하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누군가와 좋은 감정을 가지고 만나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완전히 금지하거나 그런 사람들을 배척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아직 완전하게 성장하지 않은, 아직 자라나는 도중의 학생들이 지켜야 할 선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잠깐의 행복과 북받치는 감정에 휩싸여 나중에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을 초래하는학생이 한 명이라도 줄어들었으면 한다.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지만, 학생들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리고, 또한 미성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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