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영의 심리학 칼럼] 분노 사용 설명서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거나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수행하며 수없이 많은 감정들을 마주한다.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에 따라 뛸 만큼 기쁘거나 눈물을 흘릴 만큼 슬퍼지기도 하고, 당장이라도 자리가 벅차고 일어나 바깥으로 뛰쳐나가고 싶어지기도 하지만 집 안에 틀어박혀 더 이상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질 만큼 의욕을 잃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 일상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감정’, 그중에서도 우리에게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감정은 무엇일까? 우리는 이 감정에 몸을 맡기고 이성을 잃은 듯이 폭발할 수도 있고, 이 감정을 잘 다스려 그 무엇보다 강력한 동기와 원동력을 얻을 수도 있다. 대부분 사람을 충동적이고 비이성적으로 만드는, 그리고 대부분 사람이 부정적이라고 여기는 이 감정은 무엇일까? 바로 분노이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지 예상하지 못할 것이다. 보통 분노라는 감정을 느끼는 사람의 이미지를 상상해 본다면 감정에 휩싸여 무작정 화를 내거나 주변 일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이성을 잃은 사람을 생각하게 될 테니까. 지금 당장 나에게 분노를 느끼고 있는 사람에 대해 상상해보라 하더라도 같은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그 반대다. 우리가 '분노'라는 감정을 잘 다스렸을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과연 슬픔과 후회뿐일지, 내가 분노를 느끼게 만든 대상을 증오할 수밖에 없을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온화해진다면 분쟁이 줄어들고 다양한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무도 화를 내지 않는다고 해서 세상이 결코 천국처럼 좋은 세상이 될 수는 없다. 우리가 평상시 하는 생각과는 반대로, 분노는 무언가를 변화시키기 위한 원동력이자 그 무엇보다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있다. 감정에 휩싸여 무작정 화를 내거나 슬퍼하지 말고 눈앞의 상황을 헤쳐 나갈 방법을 찾아본다면 분노는 더 나은 나를 위한 계단이 될 수 있다. 분노를 악용한다면 우리는 분노라는 감정은 감정을 이용해 이성을 잃고 주변 사람들을 위협하는 독으로써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이를 잘 사용해 본다면 어떨까? 분노는 세상을 움직인다. 민중의분노를 혁명을 낳고 혁명은 새 역사를 쓴다. 차별받던 사람들의 분노는 모든 사람이 차별 없는 세상에서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나 이 분노라는 감정을 그대로 버리기에는 아깝다.1

 

내가 느끼는 분노는 분명 더 나은 나의 미래, 주변 사람들, 나아가 더욱 발전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우리가슬픔과 분노에 휩싸이게 되면 주변 일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해야 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분노에 지배당하면 안 된다. 지금 당장 기분이 좋지 않다고 해서 이 기분을 끌어안고 있는다면 이는 절대 우리에게 밝고희망찬 미래를 가져다주지 않는다. 우리는 끝까지 어두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미래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의 '나'에게 달려있다.

 

1. 참고 도서: 당신의 분노는 무기가 된다, 안도 슌스케, 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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