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의 인문 칼럼] 이성적 사고와 감정적 사고의 조화

성숙한 인간관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

 

 

 

당신은 이성적인가 혹은 감정적인 사람인가? MBTI와 같은 성격유형검사가 유행하며 개개인의 기질 중 하나인 사고방식에 대한 토론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감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높은 공감 능력을 지녔다. 이성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들은 다른 이들보다 공감 능력은 낮을 수 있으나 사건을 객관적으로 고려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방안을 탐구한다.

 

인간관계에서의 유대감에 대해 고민해볼 때 타인의 상황에 공감하고 위로하며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주는 것은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이다.  이러한 감정적 사고보다 이성적 사고는 개인의 감정보다 상황의 앞뒤를 고려하고 객관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점에서 마치 인간이 아닌 로봇과 같다는 비유로 평가절하되곤 한다. 하지만 이성적 사고는 평가절하되는 것과 상반되게 인간 삶의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런 사고방식이 단순히 기계적이고 건조한 것이 아닌 해결사와도 같은 중요한 존재이다.

 

이러한 이성적 사고방식의 장점을 논하기 전에 감정적인 사고방식에 대해 말해보자. 감정적 사고방식은 이성보다 감정적인 것에 집중한 사고방식이다. 일례로 지인이 교통사고를 당한 상황이라고 해보자. 감정적인 사고방식을 하는 이들은 지인이 해당 사고에서 느꼈을 당혹감과 억울함, 그리고 서러움을 제일 먼저 떠올린다. 또 그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발화 시에 상대의 감정을 위로하거나 상대방이 느꼈을 감정에 공감하는 말하기 태도를 취한다, 이런 공감 중심의 인식을 바탕으로 감정적 사고방식을 지닌 이들은 넓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다른 이들에게 온화한 태도를 보여 많은 이들이 이들에게 의지할 수 있고 무리 내에서 어머니와 같은 존재로 군림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이성적 사고를 지닌 이들은 동일한 상황에서 당사자가 느낀 감정보다 그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과 그것들의 인과관계를 따져본다. 당사자에게 감정적 공감보다 사건 당시의 상황에 대해 분석하고 무엇이 원인이 되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에 집중한다. 또한 이들 나름의 위로 방식으로서 대안 마련 식의 위로를 제공한다. 가령 보험처리 절차를 설명해주거나 비슷한 경우에 어떻게 해결하였는지와 같은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준다. 하지만 감정적인 위로받으란 이들에게 이런 태도는 자신이 기대했던 것과 상반됨에 따라 일어나는 인지부조화로 인해 이러한 이성적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을 어렵게 생각하고 혹은 너무 원리 원칙적이며 각박하다고 여기기도 한다.

 

내가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점은 서로의 성격과 같은 기질을 탐구하며 분석적으로 상대를 이해하는 이 시대에
이성적 사고를 하는 이들이 공감 능력이 남들보다 부족하다는 이유로 밈(meme)처럼 소비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옳지 않다는 것이다. 이성적 사고와 감정적 사고는 서로 무엇이 우위에 있다기보다 상황에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융통성을 위해 적절한 조화가 이루어져 함께 사용되어야 한다.

 

감정적 사고는 타인과 자신의 감정에 집중한다. 또 매우 높은 공감능력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타적이고 이상적이다. 하지만 그러한 사고체계는 때론 상황보다 감정에 중점을 둔 충동적이고 신중하지 못한 결론을 끌어낼 수 있다. 반면 이성적 사고는 이러한 긍정적 사고의 단점들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이성적 사고는 신중하며 절차적이고 객관적이기에 최적의 결론 도출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이것은 업무처리와 같은 사무적인 상황뿐만이 아닌 인간관계의 모든 상황에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이다.

 

연인끼리 연락 문제로 싸운 상황을 가정해보자. A는 B와 연인관계이고 B의 잦은 연락 부재로 감정이 토라진 상태이다. 하지만 B는 일부러 연락을 무시한 것이 아닌 바쁜 일과로 인해 시간이 나는 모든 틈을 이용해 나름의 노력을 한 상황이다. 이성적으로 판단해 볼 때 각자의 사정이 있었고 각자의 감정이 어떠한지도 이해가 되기 때문에
서로를 나무라기 애매하며 서로에게 반성과 발전을 약속하고 화해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만약 A가 자신의 토라진 감정만을 생각한 채 화해를 거부하고 갈등을 지속한다면 관계가 진전되지 않고 마치 어린아이들 싸움처럼 상황은 더더욱 답답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감정적 사고만이 꼭 정답이 아니고 이성적 사고와 감정적 사고 둘 다 이루어져야만 좀 더 성숙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집단의 목표를 향해 갈 때도 결단력을 심어주어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친 감정에 치우치면 이기적이고 상투적인 사회적 관계가 형성될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공감 능력을 지닌 이성적인 인간이 되어야만 한다. 서로의 사고체계에 대해 불평하기보단 그 다름을 이해하고 서로의 보완재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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