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말하시는 '꿈'

사람마다 생각하는 '꿈'은 어떻게 다를까? 지나가던 할아버지께 여쭤보았다

 

화창한 가을 어느날, 저는 사람마다 생각하는 '꿈'이 어떻게 다를지 궁금해졌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꿈의 정의가 무엇인지, 그 사람의 어린시절과 현재의 꿈을 비교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집 근처 호수 공원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와 '꿈'이란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나: 안녕하세요! 할아버지께서 생각하시는 '꿈'이란 것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습니다. 먼저 어린 시절과 현재의 꿈은 무엇이었나요?

 

할아버지: 옛날에는 아무래도 돈 많이 벌고, 좀 뭐랄까 좋은 사람 만나서 화목하게 잘 지냈으면 하는 꿈이 있었습니다. 사실 내가 살면서 부모를 육이오 때 잃었습니다. 그래서 그 시절에는 좋은 사람을 여럿이 만나서 같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많이 그리웠습니다. 현재로서는 이제 나이80이 다 돼가니까 인생에 사는 날까지는 조용하게 살고 싶지. 뭐 그냥~ 약간 조용한데 음악이나 듣고 이렇게 산책이나 하면서 물 흐르는듯 유유자적하게 사는 겁니다.

 

나: 그렇군요! 아까전에 음악 들으시면서 호수공원을 산책하고 계셨잖아요.

 

할아버지: 여기 핸드폰 앱을 보면 다 음악 프로그램이야. 듣고싶은 데로 그냥 이것저것 그냥 듣지. 그러니까 이제 심심하고, 나이도 먹고, 막말하면 갈 데는 없고, 취직도 없고. 그러다 보니까, 이제 산책이나 하면서 라디오나 듣는거지.

 

나: 그러면 이제 그럼 어린 시절 꿈은 이뤘다고 생각하시나요?

 

할아버지: 어린시절 꿈은 약 80프로를 이뤘다고 봐야지. 왜 그러냐면 부모 없이 자라면서 지금 조그만 집이라도 한 채 있고, 아이들 딸이 다 잘 됐으니까. 아들은 이제 학원 원장과 장사도 하면서 두 가지를 하고, 딸은 세무소 다녀. 둘 다 잘 됐지. 근데 아들 아직 장가를 못가서 걱정이지(웃음)

 

나: 꿈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게 따로 있으신가요?

 

할아버지: 더 말할 게 뭐 있어. 내 나이가 있다 보니까, 앞으로 꿈은 뭐 그냥 이렇게 편하게 살고, 아들 딸 다 잘 되면 그걸 끝이지. 그거 외엔 더 없어. 이렇게 하늘보는게 낙이지. 하늘은 말이야, 사람 마음과 똑같애. 내가 슬플 때 보면 구름이 시커맣고, 내 마음이 편하고 재밌을 때는 햇빛이 나오고, 밝지. 

 

나: 저도 평상시에 하늘을 자주 바라보는데, 항상 다르게 느껴졌던 이유가 있었네요. 할아버지께서 생각하시는 '꿈'에 대해서 잘 들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 인터뷰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꿈'이 제각각이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꿈은 '열정', 목표', '특별'등의 단어를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생각하시는 꿈은 제가 생각하는 꿈과 사뭇 다른 의미였습니다. '유유자적', '자식', '산책'등이 바로 할아버지가 원하시던 꿈이었습니다.  갑작스런 인터뷰에 응해주신 호수공원에 산책 중이시던 할아버지,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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