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관의 시사 칼럼] 몽롱한 사탕, 다가오는 마약의 위험

필자가 어릴 때, 아직 뇌가 성숙하고 정상적인 판단을 하기 힘들 때, 종종 이런 말을 듣곤 했다. ‘모르는 사람이 주는 걸 먹지 말아라.’ 지극히 당연한 말이면서 어릴 때는 좀처럼 지키기 힘든 말이다. 어느 어린아이가 어른이 주는, 호의가 담겨 있을지도 모르는 것을 거부할 수 있을까. 어른의 말을 기억해내며 몇 번은 밀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결국에는 금세 까먹고 받아들일 것이다. 대부분이 모르는 사람이 주는 걸 먹어도 큰 위험 없이 지나갔겠지만, 이제는 어른이라도 다른 사람이 주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시대가 올 것 같은 느낌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마약 문제로 뒤숭숭하다. 물론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마약 문제가 심각하지만, 이번에는 방치되면 큰 문제가 일어날 수 있을 만큼의 마약 문제다. 마약이라 하면 보통 성인이나 젊은 청소년층을 노리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좀 더 연령층이 어려졌다. 미국에서 18개의 주에서 적발된 펜타닐은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으로, 몇 번 들어봤을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100배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중독성과 독성이 높아서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번 펜타닐은 알록달록한 사탕이나 가루, 분필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사진으로 찾아보면 정말 길거리에서 파는 사탕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을 하고 있다.1

 

마약 문제는 미국에서 끝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2017년에서 2021년 사이 약 5년간 관세청의 마약밀수 단속량이 약 18.4배나 올랐고, 경찰이 단속한 마약사범의 수는 약 6.9배나 올랐다. 미국에서 나온 작은 사탕류의 마약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소식은 없지만, 아직 순서가 되지 않았을 뿐 언젠가 한국에도 들어올지도 모를 이야기다.2

 

이번에 이러한 기사를 보고나서,  이번 마약 이야기는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상으로 하는 타깃의 연령이 너무 낮았다.  마약을 유통한는 것에는 크나큰 위험이 따른다는 건 실제로 마약을 단 한번도 보지 못한 나도 알 수 있다. 한 번 잡히면 평생을 감옥에 썩어나가야 한다. 특히 이번 대상이 어린아이인 것을 감안한다면, 가끔 기사에서나 보는 형량 500년을 선고받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런 일에는 위험 수당이 따라 붙는 법이다.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피해자들이 집과 땅을 팔고 건넨 돈으로 톡톡히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이렇게 퍼진 것은 뭐랄까 그들에게 이익이 없다. 아이가 길거리에 널린 사탕을 먹다가 마약에 중독되었으면 부모 입장에서는 병원을 가든 신고를 하든 그러겠지만, 아이가 뭐 돈을 들고 더 강한 마약을 사먹는다 던지 그러진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도 이익이 없는데 이러는 것은 미국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려 하려는 것 같았다.  아 어쩌면 이익이 없다는 말도 취소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미국에 혼란을 일으키는 것으로, 다른 방법으로 이익을 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어쩐지 아편전쟁이 떠올랐다. 의도적으로 마약을 풀었던 그때 상황이 지금과 흡사해 보였기 때문이다.  마약은 의학적으로도 쓰이기에 수요가 높다. 그래서 이런 일이 사라질 것이라는 바램은 아마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 그 대신 앞으로 살아가면서 마약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이뤄졌으면 좋겠다. 
 

모르핀의 어원은 꿈의 신 모르페우스다. 몽롱하게 만들어주는 모르핀의 효능이 꿈의 신과 닮아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던 것 같다. 신의 이름을 빌려 온 만큼,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시작과 목적은 좋았다. 모르핀은 통증 완화제로 널리 퍼졌고, 특히 전쟁에서 군인들에게 많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의 마약 중독자를 늘리는 것에 기여했다.

 

우리 주변에는 위험한 것들이 넘쳐난다. 당장 달려오는 차만 해도 치이기만 하면 중상은 확정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도 역시 위험하다. 모르는 사람이기에 불안하고 위험하다. 설령 아는 사람이라고 해도, 완전히 믿을 수 있을까. 이렇게 위험한 세상에서 사탕 하나 맘 편히 먹을 수 없는 것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2/09/02/6VZKG6ZZLBCX7K2RDCQBTOIHSQ/ (인용)

http://www.nspna.com/news/?mode=view&newsid=592402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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