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찬의 사회 칼럼] 대한민국 방역의 방향

지난 8월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의 북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빽빽한 야외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말이다. 그런데도 작성일 기준 전 세계 확진자 수 순위를 보면 북유럽 4개국은 전부 한국 아래로 내려가 있다.유럽은 꽤 전부터 위드 코로나를 시작하여 방역 수칙이 완화되어 마스크도 쓰지 않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방역도 많이 완화되었지만 우리는 열심히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자가진단 키트를 활용하며 힘들게 방역 수칙을 지키고 있다. 북유럽의 상황을 볼 때 지금 우리가 계속 마스크를 써야 하는 건지 의문이 든다.

 

북유럽과 우리의 방역 수준은 입국 절차를 예를 들어 비교해 본다. 5월에 여행 예약할 땐 네 나라 중 한 나라에서라도 백신 증명서를 요구하기 때문에 백신 완료 여부를 확인했었다. 그러나 8월에 입국할 때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다. 반면 우리나라에 입국하려면 PCR 검사를 받고 코로나 관련 증상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를 내야 했다. 또한 접종 완료 증명서를 제출해야 자가격리를 면제 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확진자 수의 큰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의 방역 수칙이 올바르지 않은 것인가? 그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 지금도 감염자 수가 많은데 여기서 더 발생하면 어떻게 견디냐는 의견도 있다. 우리는 작년에 한번 위드 코로나를 시도했다가 많은 확진자 수를 보고 되돌리려 했던 경험이 있다. 또한 코로나가 빠른 변이를 계속해서 일으키고 있는 와중에 또 다른 슈퍼변종이 나온다면 다시 대유행이 시작될 수도 있다. 즉, 우리가 위드 코로나로 가는 것이 올바른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

 

그래도 나는 우리가 방역 수칙을 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첫째, 우리나라의 사망률이 낮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확진자 수에 비해 사망자 수가 현저히 적다. 이것은 코로나의 증상이 심하지 않고 잘 치료가 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러니 거리두기를 완화해도 큰 피해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니 방역 수칙을 완화할 수 있다는 말이다. 

 

둘째, 새로운 감염병이 오기 전에 쉬어갈 필요가 있다.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한 초반에 이런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새로운 감염병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대형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나타나고 세계화,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그 주기가 계속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다.2 코로나가 아직도 끝나지 않아 사람들이 매우 지쳐있는데 이대로 새로운 감염병이 나타나면 사람들의 방역 수칙준수가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 큰 피해가 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친 사람들을 한 번씩 풀어줄 필요가 있다.

 

이런 장기적 재난 상황에선 미래를 예측하고 그것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 지금까지는 잘 해왔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9월부터 입국 시 PCR 음성확인서가 필요 없어졌다. 하지만 초반에 큰 역할을 해주었던 마스크가 지금 확진자 수에 큰 변화를 끼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는 이제 좀 더 빨리 바뀌어야 할 타이밍이다.

 

각주

1.인용: https://corona-live.com/world/
2.인용: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454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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