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영의 사회 칼럼] 블록버스터 영화의 몰락

 

 

2019-2021의 극장가는 코로나로 인해 냉랭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대부분 영화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사람들이 익숙해지면서 2022년의 극장가는 희망이 보였다. 희망의 신호탄을 터트린 영화는 <범죄도시2>였다. <범죄도시2>는 마동석, 손석구 주연의 2017년에 개봉한 <범죄도시>의 후속작이다. 전작 <범죄도시>의 690만 관객의 약 두 배에 이르는 1,27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코로나 시국 이후 최초로 천만을 돌파한 것이다.1

 

<범죄도시 2> 이후, 여름 극장가는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외계+인 1부>/<한산: 용의 출현>/<비상선언>/<헌트>. 각각 <타짜>, <암살> 등을 감독한 최동훈 감독의 차기작, 대한민국 영화 중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명량>의 후속작, 송강호/이병헌/전도연 등의 쟁쟁한 주연 배우들의 재난 영화, 배우 이정재가 처음으로 감독을 맡은 스릴러물이었다. 영화들의 라인업은 하나는 천만을 돌파하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기대작들의 흥행 성적은 내 생각을 벗어났다. <외계+인 1부>는 154만 명, <한산: 용의 출현>은 725만 명, <비상선언>은 206만 명, <헌트>는 435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영화가 적자인지 이익을 얻었는지 확인하는 지표인 손익분기점을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외계+인 1부>와 <비상선언>은 손익 분기점도 넘지 못했다. <헌트>는 손익 분기점을 간신히 넘겼으며 <한산: 용의 출현>은 흥행 성적이 제일 좋으나 전작 <명량>과 비교하면 낮은 관객 수를 기록했다.2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영화들의 평이 좋지 않은 것도 이유 중 하나로 생각된다. 왓챠피디아 기준으로 <외계+인 1부>는 5점 만점의 2.9점, <한산: 용의 출현>은 3.4점, <비상선언>은 2.6점, <헌트>는 3.5점을 기록했다. 천만을 넘은<범죄도시2>의 3.6점에 비교하면 낮거나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3  평가만을 기준으로 보자면 <헌트>와 <한산: 용의 출현>은 평가가 <범죄도시2>와 비슷한 수준임에도 왜 흥행이 부진했는지 의문이 든다.

 

평가만을 기준으로 보자면 <헌트>와 <한산: 용의 출현>은 평가가 <범죄도시2>와 비슷한 수준임에도 왜 흥행이 부진했는지 의문이 든다. 관객 수를 낮추게 한 두 번째 이유는 물가로 생각된다. 영화들이 개봉한 7~8월에는 물가가 올라서 영화표의 값도 전체적으로 올랐다.4 영화 하나를 볼 때 써야 하는 비용이 더 늘어난 것이다.

 

나는 이런 현상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물가 상승이 영화 산업에 큰 타격을 입힌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기대작들이 모두 흥행 부진을 겪는다는 것은 당분간 천만 영화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을 볼 수 없음을 의미하기 떄문이다. 하지만 "손익분기점도 넘지 못한 영화"와 "흥행이 부진한 영화"는 차이가 있었다. 바로 평가이다. 평가가 낮아질수록 흥행 성적은 떨어졌고 손익분기점도 넘지 못했다. 평가가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흥행 성적도 올랐고 손익분기점도 넘기며 이익을 얻었다. 작품성 있는, 평가가 좋은 작품들은 위기 속에서도 이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관객들은 올라간 영화표 값에 영화를 보기 전에 볼지 고민하고, 보더라도 좋은 영화를 보기 위해서 평가가 상대적으로 좋은 영화를 찾았다는 것이 여름 극장가의 흥행 부진의 원인이다. 그러나 기회이다. 영화들의 낮은 평가가 이어진다면 관객들은 영화 시장에 등을 돌릴 것이다. 이는 곧 한국 영화 시장의 쇠락을 불러오는 위기가 될 수있다. 하지만 작품성을 올린다면 관객들은 그 영화를 찾아올 것이다. 높아진 평가는 한국 영화들의 위상이 높아지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각주

1.참고:www.kobis.or.kr/kobis/business/mast/mvie/searchMovieList.do
2.참고:www.kobis.or.kr/kobis/business/stat/boxs/findDailyBoxOfficeList.do
3.참고:pedia.watcha.com/ko-KR
4.참고:news.kbs.co.kr/news/view.do?ncd=552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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