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서의 사회 칼럼] 증가하는 일반인들의 방송 출연, 과연 긍정적이기만 할까

 

요즘 TV를 보다 보면 예전에 비해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방송이 부쩍 많아진 것을 알 수 있다. 그중 대부분이 부부 혹은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솔루션 방송과 배우자나 연인을 찾는 연애 프로그램이다. 예전에는 선망의 대상이던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방송이 많았는데 요즘은 일반인들로 그 대상이 옮겨간 것이다. 왜 이런 프로그램이 많이 생기는 것일까?

 

아마도 소수 인기 연예인들만이 판치는 요즘, 빈번한 중복 출연과 비슷한 콘텐츠로 인해 연예인들의 이미지가 많이 소비되어 시청자들이 시각적, 감정적 피로감을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또한 예전에 비해 여러 미디어 매체를 통해 일반인들의 방송활동 경험이 늘어감에 따라 일반인들의 방송 출연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낮아졌다. 더불어, 우리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인기 연예인들에 비해 비교적 동질감이 느껴지는 일반인들을 보며 우리는 동기부여를 얻고, 흥미를 느끼게 된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시청률을 높여야하는 방송가들과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들의 사생활을 보면서 더욱 즐거워하는 시청자들의 목적이 상통하게 된 것이다.  결국 우리는 이러한 이유들로 신선함과 즐거움을 느끼면서 일반인들이 나오는 방송을 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방송의 문제점이 점점 대두되고 있다. 우선 일반인 출연자들의 집 주소나 직장 등의 정보가 필요 이상으로 많이 노출 되다 보니 방송 후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성년자들의 경우 방송 내용으로 인해 또래 친구들에게서 학교폭력 등 2차 가해를 받진 않을까 하는 염려가 생긴다. 그리고,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자극적인 악마의 편집으로  출연자들의 이미지를 단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는 출연진들이 과한 악플을 받게 된다. 물론 악마의 편집으로 인한 악플 문제는 연예인들에게도 발생한다. 하지만 연예인들과 다르게 일반인들은 방어를 해줄 소속사도 없어 이러한 2차 가해를 오롯이 혼자 견뎌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나는 일반인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연출자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연출자들은 기획의도에 맞게 프로그램을 제작하되, 단순히 시청률을 늘리기 위한 자극적인 편집은 지양해야 한다. 또한 요즘 유행하는 솔루션 프로그램의 경우 그 분야의 전문가가 반드시 함께 출연하여 주먹구구식의 해결 방안이 아닌 구체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부부 솔루션 방송에 출연하는 미성년 자녀들의 얼굴 노출을 최대한 줄여, 앞서 말한 2차 가해 등의 위험을 사전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2차 가해가 발생했을 때 연출가들은 피해자를 보호해 주고, 큰 정신적 피해를 막기 위해 지속적인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청자들도 또한 연출자의 기획의도를 잘 파악하고, 어느 정도의 자극적인 편집이 쓰였다는 점을 감안해서 방송을 보며 출연자들을 향한 지나친 비판을 삼가야 할 것이다. 

 

트렌드를 따라가며 신선한 방송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것은 방송가들의 가장 큰 숙제이다. 하지만 그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 일반인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절대 해선 안되는 행동이다. 앞으로 방송가들이 이점을 명심하며 더욱 재밌는 방송을 만든다면, 모두가 즐기며 방송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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