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주의 과학 칼럼]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로 모기를 없앨 수 있나

여름방학 때 할아버지 댁에 놀러 가면 마당에 있는 파라솔 밑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맛이 일품이다. 해가 뉘엿뉘엿 산허리를 넘어갈 때쯤 바람이 솔솔 불어오면 한낮의 뜨거움은 바람을 타고 날아가 버린다. 푸릇푸릇 한 대추 나무를 보며 잘 익은 고기와 텃밭에서 방금 따온 오이, 상추를 먹다 보면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한 여름의 고기파티를 방해하는 모기가 그것이다. 할아버지께서는 모기향도 피워주시고 말린 쑥도 태워주시지만 모기는 여기저기서 공격을 해 온다. 특히 내 동생은 모기에 잘 물리기도 하지만 물리고 나면 퉁퉁 부어 한동안 고생한다. 이런 모기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얼마 전 유전자 가위에 대한 글을 읽고 유전자 가위를 이용하면 모기를 없앨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유전자 가위란 특정 염기서열 인지를 통해 해당 부위의 DNA를 절단하는 제한효소이다. 이는 인간이나 동식물의 유전자를 교정하고자 할 때 사용된다.  유전자 가위는 제 1세대인 징크 핑거 뉴클레아,  제 2세대인 탈렌,  3세대 크리스퍼의 단계로 발전해 왔다. 1  이 중 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모기를 없애는 방법은 크리스토퍼로 수컷 모기를 불임 모기로 만드는 것이다. 불임 수컷 모기와 암컷 모기가 낳은 알은 부화하지 못해 모기의 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  이에 더불어 모기를 불임으로 만드는 크리스토퍼를 모기의 유전체에 심어 놓으면 모기의 후손에게 유전자가 전달될 때 불임 크리스토퍼가 함께 전달이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불임인 개체가 세대를 거쳐 계속 퍼져 나가면서 모기가 멸종하는 것이다. 이런 기술을 유전자 드라이브라고 한다. 유전체에 크리스퍼를 심어서 후손들에게까지 유전자 조작을 일으키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해서 말라리아 내성을 가지는 모기를 퍼뜨려 말라리아를 예방하려는 노력도 있었고, 제초제에 약한 잡초를 유전자 드라이브해서 잡초를 박멸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이처럼 의료, 농업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공룡과 같이 멸종한 생물을 부활 시키려는 프로젝트까지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이처럼 획기적인 기술인 유전자 가위 기술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모기의 경우를 보더라도 애초에 해충이라는 개념이 인간 중심으로 정해진 것이다. 즉 사람에게 필요가 없는 종이라고 해도 자연 생태계에서까지 필요 없는 종은 아니라는 것이다. 

 

모기의 멸종이 자연 생태계에 영향이 없을지에 대해 과학자들마다 의견이 다르다.  어떤 과학자들은 모기가 사라지면 새, 개구리, 물고기 등 모기를 먹이로 하는 동물들이 굶어죽을 수도 있다고 하고,  일부 과학자들은 새로운 먹잇감으로 다른 곤충을 찾을 것이라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주장을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새로운 먹이를 찾는 것 자체가 전체적인 생태계에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경고도 한다.3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은 이제 막 시작 단계이다. 인류에게 이롭게 쓰이려면 예상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분석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가위는 때론 흉기가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문제는 이 기술을 인간에게 사용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바람직한가?라는 것이다. 불치병이나 난치병 치료에 쓰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내가 원하는 눈 색깔 피부 색깔, 지능 등을 가진 아기를 낳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면 유전자 가위 기술로 맞춤형 아기를 생산해 내는 일이 가능해 진다는 얘기인데 그러면 사회적 혼란과 윤리적 문제등이 크게 남을 것이다.  각 나라별 협의를 통해  기술과 윤리 사이에서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한 때이다. 다시 모기 이야기를 해 보자면 앞으로 사람들이 해충과의 전쟁을 어떤 방법으로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사람들에게 해를 끼친다는 이유로 작은 모기를 멸종시키는 것이 어떤 큰 결과를 가진 부메랑으로 돌아올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각주 

1 인용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34655&cid=40942&categoryId=32326

2 참고 : https://blog.naver.com/mrbean7/222513905841

3. 참고 : https://blog.naver.com/donmany0203/300975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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