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진의 사회 칼럼] 아이들은 들어올 수 없어요, 노키즈존

 

 

카페나 식당에서 '노키즈존'이라는 문구가 쓰여있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최근에 더 자주 보이는 이 '노키즈존'에 대해 나는 한동안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다. 하지만 카페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 때 아이와 부모가 들어오자 노키즈존이란 이유로 입장을 제한하는 상황을 보고 나서는 이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론적으로만 봤을 때에는 아이들이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하거나 뛰어다니는 경우도 많으니 시설을 이용하는 다른 어른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이 많고 가게 주인의 입장에선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노키즈존으로 지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실제로 노키즈존에 대한 상황을 보고나서는 이것은 아이들에 대한 차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노키즈존을 시행한다고 법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다. 노키즈존을 하느냐 마느냐는 업주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키즈존을 시행함으로써 나이를 이유로 차별을 둔다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론이 나왔다. 노키즈존을 시행하고 있는 많은 가게들이 있다. 하지만 가게마다 나이 제한의 기준도 각기 다르다. 만 8세 미만 입장 불가, 만 14세 미만 입장 불가 등 다양하다. 

 

나도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소란스럽게 하는 것에 불만이 있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다 소란을 피우고 부모의 말을 안듣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일부의 아이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인데 일부를 전체로 확대하고 제한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만 14세 미만을 키즈로 여기는 경우를 보면 초등학생들 중에 공공장소에서 민폐를 끼칠 아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또한 나는 어른들도 공공장소에서 타인에게 피해주는 행동을 하는 것을 자주 봤다. 만약 그들도 노키즈존처럼 그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과연 받아들일까? 아이들이 아직 사회적 권력이 없고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표현하기 힘들기 때문에 노키즈존 시행을 강력히 반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미래에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소중한 존재들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이런 차별을 겪고 자란다면 과연 올바른 공동체 의식을 형성할 수 있겠는가. 

 

사실 나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조금 더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아이들이기 때문에 아직 잘 모르고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들의 부모는 아이들이 남들에게 민폐끼치는 것을 당연히 여기면 안된다.  다른 어른들이 배려를 해 주었을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좀 더 신경 써야 한다. '노키즈존'이 생겨난 이유도 결국은 아이들의 행동에 업주가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힘듦을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 부모의 노력이 더 필요했음을 알려주는 사례인 것 같다. 부모가 자녀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교육할 수 있고 어른들이 조금씩 배려해 주었을 때 '노키즈존' 문구가 사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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