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원의 과학 칼럼] 인간은 문화재를 망치고 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기온 상승과 새로운 자연재해가 일어나면서 문화재의 변화 또한 쟁점이 되었다. 문화재는 온도, 습도, 빛, 생물, 공기 등 여러 요소에 의해 훼손되는데, 특히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로 인해 옥외나 야외 문화재 등이 피해를 보고 있다. 왜 급격하게 기후가 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문화재 훼손을 줄일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 칼럼을 쓴다.

 

기후변화는 최근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일시적인 현상 또한 아니다. 기후변화는 예전부터 계속되어왔다. 기온, 바람, 비 등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다르게 경험하고 있는 대기 상태인 ‘기상’과는 달리 ‘기후’는 수십 년 동안 한 지역의 날씨를 평균화한 것1이기 때문에 점차 바뀌는 날씨를 알 수 있다. 그 결과, 자연적인 원인과 인위적인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 칼럼에서는 인위적인 원인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아보려 한다.

 

 

인위적인 원인은 당연히 인간 활동이 주된 요인이다. 산업혁명 이후 공장이나 가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로 인해 지표 부근의 기온이 장기적으로 상승하게 되면서 온실효과가 일어나 ‘지구온난화’가 초래되었다. 그러나 이 현상이 나타난 것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가속화’이다. 지구온난화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고 있다. 현재와 같이 지구의 평균 기온상승률이 유지된다면 21세기 말에는 지구의 평균 온도가 3.7℃ 상승하게 되지만, 가속화로 인해 예상 수치보다 더 높은 기온이 될 것이다. 이렇게 온난화 현상이 계속되면 결국에는 인간의 생활에 영향을 줄 것이고, 생태계를 이루는 모든 요소가 뒤바뀌게 될 것이다. 

 

문화재도 기후변화의 영향에서 피해 갈 순 없었다. 야외에 아무런 쇼케이스 없이 전시된 옥외 건축물은 지구온난화의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집중호우나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는 토사가 유실되거나 성벽, 담장이 붕괴하고, 특히 목조 건물은 기와 탈락과 지붕의 누수가 일어나게 된다. 2020년에는 집중호우로 인해 8월 초까지 47건의 피해를 받았으며 특히 경북, 전남, 충남 지역의 문화재가 크게 훼손되었다. 

 

홍수의 반대인 가뭄과 사막화도 발생한다. 봄철에는 건조한 날씨 때문에 동해안 지역에서 산불이 일어난다. 화재가 발생하는 근처 문화재는 주로 사찰이다. 2005년, 양양의 낙산사에서 산불이 크게 나면서 건물 대부분이 무너졌다. 또한, 올해 3월 초에 울진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로 문화재 피해 가능성 때문에 불영사 내 문화재가 국립 경주 문화재 연구소로 옮겨졌다. 산불의 원인이 무조건 건조한 날씨 변화에만 있진 않다. 담뱃불이나 소각 등으로 인해 일어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에서도 가뭄과 사막화로 인해 대형 산불이 일어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아직도 심각한 기후변화 때문에 다양한 재질을 가진 문화재는 고통을 받고 있다. 목조 문화재는 홍수나 가뭄으로 훼손이 되고, 산성비나 미세먼지 등 화학적인 원인 때문에 석조 문화재는 손상된다. 이렇듯 앞으로의 기후변화로 인한 문화재 훼손을 줄이기 위해서는 평소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상생활에서의 실천이 필요하다. 기후변화 홍보 포털에 따르면, 냉장고의 전력 소비량을 줄이기 위해 냉장고에 음식물을 가득 채우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가까운 거리는 꼭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자가용을 탈 때는 천천히 달려야 한다. 맑은 공기와 그늘을 제공하는 나무를 심되 물을 적게 주고, 탄소를 땅속에 머금고 미생물을 죽이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제품과 제철 식품을 섭취하는 것2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실천 방안이다. 매우 뻔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꾸준하게 함으로써 조금이나마 도움을 준다는 인식이 중요하다. 

 

문화재는 인간의 손을 거쳐 탄생한다. 처음 제작하는 과정도, 미래에 보존 처리를 거쳐 전시되는 모든 일을 사람이 한다. 특히 보존과학은 우리가 편하게 유물을 볼 수 있게 해주는 필수적인 작업이다. 덕분에 우리나라의 문화적인 위상을 더욱 높여줬다. 그러나 현재 인간은 어렵게 고친 문화재를 정작 다시 우리 손으로 망치고 있다. 방화나 직접적인 훼손보다 심각한 것은 기후변화와 같은 간접적인 훼손이다. 인간은 자신들이 문화재를 또 한 번 망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더 이상의 문화재 피해는 없어야 한다. 이미 지나치게 많은 유물과 유적이 고통받고 있음을, 이에 따라 다시 살릴 수 없을 만큼 망가져 버렸음을 알아야 한다.

 

각주

1. 인용 : https://www.gihoo.or.kr/portal/kr/change/climateChange.do

2. 참고 : https://www.gihoo.or.kr/portal/child/change/prevent_04.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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