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연의 문화 칼럼] 미신,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우리는 꽤 멍청한 편에 속할지도 모른다. 현실에 집중하고, 자신에게 놓여진 상황을 이성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이들은 거의 대부분 우리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필자가 '우리'가 멍청하다고 한 이유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것들에 금방 현혹되고, 인과 관계가 완벽하지 않은 부분에도 믿음을 주게 된다. 즉, 합리적이지 못한 신뢰(信賴)를 가지게 된다.

 

이를테면 '이름을 빨간색으로 쓰면 죽는다', '숫자 4의 불운',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면 질식사' 등등···. 한 번쯤은 장난으로 얘기하면서 넘겼을 테지만, 우리는 무의식 속에서 빨간색으로 이름을 적으려 할 때 망설여질 것이다. 이는, 위와 같은 미신들이 어느 사이에 우리 머릿속에서 자리 잡고 있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런 말도 안 되는 말이나 숫자에 대해 의미를 두고 이를 불길한 징조로 삼는 것일까?


미신(迷信)의 사전적인 의미는 아무런 과학적, 합리적인 근거도 없는 것을 믿는 것이다.이런 의미를 통해 알 수 있겠지만, 미신은 즉,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조상들이 만들어낸 한낱 이야기에 불과할 것이다. 그 이유는 그들의 과학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대한 예시로는 기우제가 있다. 기우제는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았을 때 지내는 제사이다. 이 행동 또한 미신을 믿는 행위에 속한다.

 

비가 내리길 바라면서 하는 제사는 현대 사회에서 찾을 수 없는 모습이다. 그 이유는 인류의 과학 기술 발달이라고 볼 수 있다. 날씨를 예측할 수 있게 된 우리는 더는 제사를 지내는 행동을 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 비가 올지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기우제라는 미신을 믿는 행사도 사라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여기, 과학 기술이 충분히 발전되었다는 것 외에도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과 때문에 믿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한 예시로는 시험에 엿을 먹는 행동이 있다. 충분히 자신의 실력으로 시험을 볼 수도 있지만, 그에 대한 불안과 긴장 때문에 엿을 먹으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도 모르게 이에 의존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미래를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미신을 믿는 것이 아닐까. 지금 우리가 움직이고 있는 순간은 현실이지만, 방금 이 글을 본 당신도, 그리고 5초 전의 당신도 전부 과거가 되어 있다. 우리는 과거를 떠올릴 수 있다. 그 이유는 당신이 그 과거를 알기 때문이다.


반대로 미래는 어떤가? 과거와 달리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앞서 언급했던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날씨를 예측하는 경우는 그저 주변의 환경과 상황을 예측하는 것뿐이다. 사람의 일은 과학 기술로 예측할 수 없다. 그저 캄캄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길과 같다. 어쩌면 그곳에 길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저 지금도 꾸준히 그 길을 개척해 나가는 자신만 있을 뿐이다. 그 길을 걷는 당신은 문득 걱정하게 된다. 이 길로 가는 것이 맞을지, 돌아가야 할지, 혹여나 자신이 큰 실수를 하게 되어 일을 망치게 된다면, 시험에서 떨어지게 된다면, 다시 돌이킬 수 없을 지경까지 오면 어떡하지? 등과 같은 상상을 말이다.


필자가 생각했을 때, 우리가 미신을 믿는 이유는 우리가 내세우는 이유 없는 가정 때문에 발생한다고 본다. 우리의 미래는 희미하다. 그래서 행운과 불운 사이에서 우리의 불확실한 미래를 책임져 줄 미신을 창조하게 된다. 이렇게 근거 없이 입을 통해 전해 내려와서 만들어진 미신들을 통해 사람들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시험 당일에 미역국을 먹으면 떨어질 거야', '오늘은 돼지 꿈을 꾸었으니 복권을 사야겠다' 와 같이, 미신을 믿게 된다면 그 뒤에 일어날 일을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위와 같은 미신들을 너무 신뢰하지 않기를 권고한다. 왜냐하면, 현실의 자신이 정한 확실한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미신을 맹신하며 덜덜 떨기보다는, 미신을 크게 믿지 않아도 어느새 자신이 바라왔던 꿈의 모습이 되어 있을 것이다. 가끔씩 믿는 미신을 통해 자신의 확신을 조금 더 북돋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미래만 기다리지 않기를 바란다.

 

각주

1.<인용> https://namu.wiki/w/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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