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여율의 철도 칼럼] 모두에게 편리한 철도를 만들기 위하여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좋아한다. 이 책은 19세기에 배, 철도 등 여러 교통수단을 이용해 80일 만에 세계를 일주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1) 19세기에 80일간 세계 일주를 한다는 것은 당시 사람들에게 상상하지 못할 일이었다. 하지만 주인공 포그는 세계일주가 가능하다는 것을 새로 운행되기 시작한 교통수단들을 적극 이용하며 실현해 보인다. 과학의 발달로 인한 교통의 발달은 사람들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만들었고, 80일만에 세계일주를 할 수 있다는 주인공 포그의 생각은 당연한 현실이 되었다. 이제는 하루면 지구 반대편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은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세계여행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교통의 발달이 모두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주었을까?

 

19세기 육로에서는 마차와 철도가 주력 교통수단이었다. 철도는 근대화를 이끈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철도를 통해 사람들은 편리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80일간의 세계 일주' 에서 주인공인 포그가 대륙 내에서 이동할 때는 거의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철도의 시작은 증기기관이다. 철도가 만들어 지기 30여년 전에 '증기기관'이 발명됐다. 증기기관은 증기를 동력으로 사용한다. 철도는 영국에서부터 시작되었다. 1825년, 스톤턴에서 달링턴의 약 40km 길이의 최초의 상업용 철도가 운행되기 시작했다. 이 철도에서 운행된 로코모션이라고 하는 기관차는 조지 스티븐슨이 만들었다. 철도를 이야기하면 조지 스티븐슨을 빼놓을 수 없다. 조지 스티븐슨이 증기기관차를 개선하고 철도 운송 시스템의 원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최초의 증기기관차는 리처드 트레비식이 만들었지만, 문제점이 많았다. 기관차가 너무 무거워 선로가 받치지 못하고 상용화에 실패했다. 2) 

 

최초의 여객용 철도는 1830년, 영국에서 리버풀과 맨체스터을 이어주는 노선이었다. 이 노선이 최초의 여객용 철도라고는 하지만 그림이나 자료를 봤을때 노선이 체계적이지 않아 오늘날의 철도와는 개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냥 빠른 마차를 정해진 길 위에다 굴리는 거 같은 모습이다. 이 노선의 개통날 첫 철도사고도 일어났는데, 허킨슨 경이 사망하게 된 사건이었다. 허킨슨 경은 기차를 큰 마차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 위험성을 모르고 철로를 그냥 마차가 다니는 길을 건너는 것처럼 건넜다. 열차는 제동장치가 완벽하지 않았고, 허킨슨 경은 그대로 열차에 치어서 사망하게 되었다. 

 

 

이후 철도를 구성하는 터널·다리·역 등을 만드는 토목기술이 발달하고, 기차의 성능이 향상되고, 전기 기관차가 발명되었다.  철도가 사람들이 이동하는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발전하면서, 도시 안을 이어주는 교통에 머물지 않고 다른 나라 간을 이어주는 교통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런 발전 덕분에 여러 나라에서 철도를 도입하고 건설하는 시도가 늘어났다. 

 

1863년 영국 런던에서 세계 최초의 지하철이 개통했다. 1863년이 조선의 왕 고종이 즉위하던 해이니, 지하철은 지상 철도만큼 역사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최초의 지하철은 메트로폴리탄 선이라고 불렸다. 메트로폴리탄 선은 증기 기관차를 지하에서 운영하는 노선이었다.  교통체증 없이 지하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지만, 지하철 내부는 시끄럽고 통풍 시설이 없어 기관차에서 나온 매연을 맡아야 했다. 3) 

 

과거의 철도는 더 빠르고 더 편리하게 이동하는 데만 초점을 맞출 뿐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최근에는 매연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등으로 인해 사람들이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로 인해 철도도 많이 변화했다. 기존 철도교통의 주력으로 이용되던 디젤기관차는 전기기관차나 동차로 교체되었고, 철도는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환경친화적으로 거듭났다. 철도는 이용하는 사람의 편리함을 넘어 지구의 환경까지 생각해주는 교통수단이 되었다.

 

하지만, 모두를 편리하게 하려고 발전해 온 철도가 우리 모두에게 편리하기만 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우리의 차별을 드러내는 교통수단이기도 하다는 것이 최근의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통해 드러났다. 도심에서 이동하기 위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지하철에 여전히 장애인을 위한 시설은 부족하다. 현재 서울 지하철에는 교통약자를 위한 승강기 설치율이 약 94%이다. 4) 아직 승강기가 미설치된 역은 무려 21개나 된다. 장애인은 승강기가 미설치된 역에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 오래 걸리고 사고가 잘 일어나는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해야 한다. 다른 지하철로 갈아타기 위한 승강기 시설은 더욱 심각하다.  환승을 위한 승강기 시설 설치율은 약 50% 수준에 불과하다. 이 승강기 설치 비율을 높이려면 예산을 더 편성해야 한다. 교통약자를 포함하여 모두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철도 이용의 필요성에 대해 일반인들의 관심이 더욱 필요한 이유이다.

 

철도의 탄생으로 인류는 빠르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삶의 변화를 통해 삶이 풍성해졌다. 앞으로도 철도는 자기부상열차의 상용화, 하이퍼루프의 개발로 인해 친환경적 교통수단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곳곳이 앓고 있는 문제 또한 해결한 핵심 교통수단이 될지도 모른다. 철도의 발전이 인류의 어려움과 문제를 해결해왔듯이 앞으로도 모두를 위한 철도로 발전해나가길 기대해본다.  

 

 

참고 1) '80일간의 세계일주'

참고 2) '철도, 역사를 바꾸다'

참고 3) '철도, 역사를 바꾸다'

참고 4) http://www.seoulmetro.co.kr/kr/board.do?menuIdx=547&bbsIdx=2205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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