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현의 예술 칼럼] 예술로써 당신의 삶을 체현하라

 

세상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두려워 나를 표현하길 두려워했던 나는 자유로운 예술가들의 작품을 접하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가 살아갈 인생에 특정한 정답이 있는 것처럼 사회가 원하는 틀에 나를 가두고 살았더라면, 예술에는 정형성이 없이 그저 작가 자신을 표현하는 개성에 매력을 느꼈다. 일부는 작품을 예술이라 인정하지 않거나 작품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 안에 자신만의 스토리와 색채를 담아낸다는 것은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우리 사회처럼 남들과 다른 길을 택했을 때 얻는 타인의 시선과 말들처럼 말이다. 예술도 마찬가지로 정형성을 잃고 작가 개인의 개성을 담았을 때 예술성을 잃을 수 있겠지만, 새로운 화풍의 유행을 여는 시작일 수도 있다. 다양한 아티스트의 작품들은 접하는 것은 내게 예술적 영감보다는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용기를 준다. 나도 정형적인 틀에 갇혀 나의 색채를 잃고 새장 속에서 살아가기보단 우아함을 잃더라도 차라리 자신의 색채를 가진 비둘기가 낫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았다. 요즘은 대체로 시각으로 콘텐츠를 접하며 주입식 교육을 받는데 작품은 시각화할 수 없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것들을 체현할 기회가 된다. 내게 작품이 깊은 영감을 준 것처럼 다른 이들에게도 소개하고 생각을 나누고 또, 칼럼니스트로서 사회의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싶다.

 

“체현하다.” 는 1사상이나 관념 따위의 정신적인 것을 구체적인 형태나 행동으로 표현하거나 실현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은 아니지만, 현대 예술은 ‘체현’ 이라는 표현과 밀접하게 닿아있다.  자아발현형의 예술 작품은 특히나 그렇다. 현대의 예술에는 정형성이 없는데 특정한 물체를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묘사해 그린 것은 아니지만, 물감의 질감만으로 작품을 즐기는 유화의 ‘백드롭 페인팅’ 기법이 그 예가 된다. 이제는 미술작품을 위한 재료는 물감과 캔버스가 전부가 되지 않는다. 공간 자체가 캔버스가 되는 미디어아트 시장이 급진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데 고전 명화나 작품을 메타버스나 미디어로 표현하곤 한다.

 

미디어 아트 작품을 한가지 소개하자면, 미디어아티스트 안설하 작가의 에포케(epoche) 가 있다. 2에포케는 고대 그리스어로 정지, 멈춤이라는 뜻으로 판단 정지를 시키기 위해 많은 도형과 얇은 레이어드가 겹쳐져 있다. 어떤 형태를 알아보지 못하게 관람자로 하여금 판단 정지를 시키기 위한 작업을 보여주고자 한다. (아츠클라우드 안설하 작가의 인터뷰 내용중)

 

안설하 작가는 3“우리는 자라면서 끊임없이 학습하게 된다. 학습과 경험이 쌓여 일종의 사회화가 된다. 너무나 많은 정보가 있다 보니 생각할 여지도 없다. 생각하고 사유하고 상상하는 것이 가장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인간다운 행위라고 생각한다. 생각하고 사유할 수 있는 여지를 줄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 만약, 기억이 모두 사라진다면 눈앞에 보이는 모든 대상을 상상하게 된다. 작업을 통해 인간의 사유의 시간을 회복시켜주고 싶다.” 라는 작가의 메시지를 전한다. (아츠클라우드 안설하 작가의 인터뷰 내용중)

 

나는 현대의 예술에서 매력을 느낀다. 정형성이 없어 작품과 작가 개개인의 매력을 느낄 수 있고 시각적인 즐거움보다는 그 내면에 담긴 스토리와 작가의 메세지를 생각해 볼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정형성이 없다는 것은 오히려 이례적인 것들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현대 예술은 ‘체현’ 하고 있기 때문에 시각화 할 수 없던 추상적인 것들을 타인의 시선을 빌려 체현할 수 있어 보다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아름답지 않아도 작품이 될 수 있고 일상에서 흔히 보던 것들이 예술이 된다. 특히나, 현대의 예술이 매력적인 이유는 형식에서 어긋나기에 특별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회가 요구하는 틀에 갇혀 자신을 잃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이 사회에서 소위 말하는 ‘요즘 애들’ 된다. “요즘 애들은…” 하고 개개인이 하나의 집단처럼 불리며 개개인의 가치나 특성을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경황은 참 야속하다. 현대는 더 이상 정이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을 만큼 차갑게 굳어가고 세상에게 받는 상처와 질타가 두려워 자신을 가두다 결속되지 못하는 요즘애들의 사회는 결코 나의 색채를 표현하기가 어렵다. 존엄성에 대한 지지와 보람은 타부시되어 가고 회색빛 사회에 기대하는 바가 없어 현실에 타협하며 살아갈 때, 세상을 다채롭게 색칠해 나아갈 용기와 열정을 강요하는 모순이 더해진다. 우리는 소위 말하는 ‘요즘 애들’이 된 것뿐인데 어딜 가도 제자리가 아닌 것처럼 ‘이방인’의 색채를 지울 수가 없다.

 

우리는 아티스트가 아니지만 내 삶을 하나의 작품처럼 그려내고, 표현하고 또 즐길 수 있다. 현대예술처럼 사회가 원하는 정형적인 틀에서 벗어났더라도 이미 우리의 삶은 예술이다. 당신이 가지는 색채는 한 편의 영화처럼 서사가 있고 감동이 있고 즐거움을 준다. 이미 그 자체로 의미가 충분한데 타인의 주석은 필요 없다.

 

참고 및 인용출처

1. https://ko.dict.naver.com/#/search?range=all&query=네이사전 (네이버사전)

2. https://www.instagram.com/p/CcsW3KFJ-eo/?igshid=MDJmNzVkMjY= (아츠클라우드, 안설하작가님의 인터뷰영상)

3. https://www.instagram.com/p/CcsW3KFJ-eo/?igshid=MDJmNzVkMjY= (아츠클라우드, 안설하작가님의 인터뷰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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