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경의 윤리 칼럼] 기독교와 환경, 인간중심주의 사상2

기독교 사상은 정말 인본주의 사상인가.

지금까지 학자들의 이야기, 대중들의 이야기, 교과서까지 기독교의 환경윤리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다루었다. 모두 하나같이 답하는 것은 ‘인간 중심주의’이다. 그렇다면 기독교는 정말로 인간 중심주의며, 나아가 인본주의의 특성이 있는 것일까?

 

그 전에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던, 아니 어쩌면 기독교인, 기독교 학자들조차 오해했을 수 있는 대목을 말이다. ‘신의 섭리를 발견할 수 있는 것’ 신의 섭리를 발견한다는 것은 ‘파괴’와 ‘지배’의 대상이 아니라 ‘관심’과 ‘관찰’의 대상이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도 ‘자연을 수단으로 삼는다’라는 이야기는 변하지 않을 수 있겠으나 또한 동시에 ‘자연을 그 자체로’ 여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창조물 그대로 말이다. 또한 ‘자연’은 관리의 대상이라고 나타내는데 이 ‘관리’는 절대 지배가 아니다. 창세기 말씀과 복음서 등과 같은 성경에 보면 청지기가 나오는데, 청지기는 하나님의 소유물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지배하거나 파괴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쯤에서 다시 논란의 중심지에 섰던 창세기 말씀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자.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 1:28). 이것은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다스릴 권리를 부여하신 것이다. 실제 주인이 나라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많은 능력 중 하나, 동식물을 다스릴 권리를 주셨다. 다스리라는 것은 관리하는 담당이고 가꾸어나간다는 것이다.

 

지금 기독교학자들이 기독교가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라는 주장을 반박하는 이론이 방금 말했던 ‘청지기’ 이론이다. 하나님은 사람을 청지기로서 부르셨을 뿐이다. 모든 권한을 주시지도 않으셨으며 그저 관리하는 사람으로, ‘청지기’ 그 자체로 부르셨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청지기 이론의 핵심이다. 그러므로 기독교 학자들은 기독교가 환경을 파괴한 주범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 청지기 이론은 그 이전부터 나타났는가? 산업이 시작된 시기, 아니면 그보다 더 오래전에도 이 청지기 이론이 존재하였느냐는 질문을 하고 싶다. 아무리 찾더라도 청지기 이론이 그 이전에 있다고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지금까지 자연환경을 기독교가 파괴했지만 그걸 덮기 위해 청지기 이론을 내세운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전에도 소수의 사람, 예컨대 성 프란체스코와 같은 사람들과 같이 환경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학자들이 말하는 청지기 이론이 틀렸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저 이야기는 분명히 맞다. 그러나 우리는, 그리고 사회는 과거에 어떻게 행동했느냐를 보고 있다. 필자는 과거 기독교 사상이 환경을 파괴했다는 것이 환경 파괴의 전부는 아니지만, 다른 종교에 비해 꽤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철학자인 데카르트, 베이컨 등 학자들의 비중도 분명히 차지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사람들이 기독교만이 문제라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전 메소포타미아나 페르시아와 같은 문명 발상지는 기독교 국가가 아니었다. 심지어 기독교 발생 이전 국가이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환경 파괴가 있었다. 인구 증가와 같은 이유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기독교가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까지의 행동을 모두 부정해야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가장 먼저는 사과이다. 기독교가 환경 파괴의 정당성이 될 수 없다는 이유는 이미 충분히 존재하므로 그 이전에 했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하나님께서 주신 자연, 창조하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과의 진정함은 ‘다시는 그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또한, 기독교를 바라보는 태도가, 그리고 기독교의 사상이 ‘신본주의’가 되어야 한다. 지금 현재는 인간중심주의를 이야기하며 ‘인간’의 사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건 ‘인본주의’라는 말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독교는 종교이며 인간이 중심이 아닌 ‘하나님’이 중심이 되셔야 하므로 신본주의를 이야기해야 한다. 따라서 ‘신의 명령이 있으므로 인간이 중심이 되어 자연을 지배하고 다스린다’가 아닌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자연을 관리하고 유지한다’라는 말이 되어야 한다. 인간이 중심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중심되셔야 한다. 그것이 진짜 환경을 바라보는 기독교의 사상이고 더 나아가 모든 것을 ‘하나님 중심으로’ 신본주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기독교의 사상이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