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하의 시사 칼럼] 새해와 제야의 종소리

그리고 새해의 목표와 마음가짐

다사다난했던 2021년도 어느새 지나갔다. 2020년 연말이고, 이제 곧 2021년이 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연말이라니 설레기도 하고 세월이 빠르다는 것이 실감하기도 한다. 2021년을 돌아보니 어떻게 보면 다사다난하게, 또 어떻게 보면 그냥 지나가 버린 것 같다. 2021년에는 꼭 종식될 것이라 믿었던 코로나 19 바이러스도 오히려 5,000명대로 증가했다. 작년에는 시작이 그래도 1월 말이었지, 올해는 완전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난 버린 것 같은 1년이었다. 그러나 꼭 무의미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올해는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된 해였기 때문이다. 비록 입학이 2021년 초의 일이라 지금은 그런 설렘 따윈 잊은 채 원래 중학생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중학생이 되면 크게 달라질 줄 알았다. 나는 이번엔 공부도 열심히 하고 확 성숙해져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기대와 실제는 냉정하게도 다르고, 실제로는 기대했던 것만큼은 아니었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면 내 주변 친구들은 다 학원 공부, 학교 공부, 자습 등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던데, 나만 6학년에 멈춰있는 것 같다. 그런데 새해 하면 이런 연말의 후회, 그리고 연시의 기대감, 버킷리스트 등도 떠오르지만, 몇 가지 더 떠오르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제야의 종, 설날이다. 그렇다면 제야의 종과 설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제야의 종소리는 원래 불교 행사 중 하나다. 「제야의 제除」라는 한자에 담긴 의미는 ‘오래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옮긴다’라는 것이다. 즉, 제야의 종은 지난해의 어려운 일들을 모두 벌이고 평안한 신년을 맞고 싶다는 바람을 담은 종소리다. 그리고,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로는, 제야의 종 횟수는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사람의 번뇌(煩悩)의 수'를 나타내는 108회고 한다.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라는 노랫말로 인해 사람들은 설날하면 까치를 제일 먼저 떠올린다. 그래서인지 그만큼 까치 설이 우리 설날 하루 전이라는 이야기는 왠지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이야기 같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까치의 설날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던 것일까? 우선 ‘삼국유사’에 실린 설화가 있다. "신라 21대 소지왕 당시 왕후가 왕을 해치려 했다고 하는데, 이를 까치, 쥐, 돼지, 용 등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했다고 한다. 그런데 쥐랑 돼지랑 용은 십이지에 드는 동물이기 때문에 그 공을 기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까치는 십이지에 포함되지 않는데, 어떻게 공을 기념했을까?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왕이 설 전날을 ‘까치의 날’로 정해서 까치 설이 생겼다." 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여기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가 있다. 사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이 이야기 속의 새는 까치가 아니며, 이야기 속의 새는 다름 아닌 까마귀라고 한다. ‘삼국유사’에는 까마귀로 돼 있는데, 전해 내려오면서 까치로 와전된 것이다. 한편, 국어학계에서 '까치설날'에 대해 유력한 설로 국어학자 서정범 교수의 주장이 있다. 원래 설 하루 전날은 ‘사치설’로 불렸다고 하는데, 여기서 ‘아치’라는 단어는 ‘작은’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설 하루 전날은 ‘작은 설날’인 것이다. 그런데, '아치' 라는 단어가 쓰이지 않고, 점점 사라졌고, 그것이 발음이 비슷한 ‘까치’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어학계에 따르면, 실제로 '까치설날' 이라는 단어는, 1935년 어느 신문에서 쓰기 전까지, 어떤 문헌에서도 '까치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오늘인 12월 31일은 우리나라 말로 섣달그믐이라고 한다. 그런데 섣달그믐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정작 섣달이라는 단어와 그믐이라는 단어는 드물게 들어봤을 것이다. 섣달의 뜻은 무엇일까? 섣달은 음력으로 한 해의 맨 마지막 달. 즉, 12월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그믐은 무엇일까? 그믐은 그믐달이라는 달의 모양 때문에 섣달보다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믐은 음력으로 그달의 마지막 날. 즉, 29일, 혹은 30일을 의미한다. 섣달그믐은 음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이다. 그리고, 섣달그믐, 풍습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한 해의 마지막인 섣달그믐은 새벽에 닭이 울 때까지 잠을 안 자고 신년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섣달그믐날 밤, 잠을 안 자고 지나가는 한 해를 지킨다는 뜻으로, 밤을 새우는 풍습을 바로 수세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수세(守歲) 풍습의 의미는 무엇일까? 바로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의미로, 우리나라에 역법(曆法)이 들어온 이래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수세는 장등(長燈), 해 지킴, 밤새우기라고도 부른다. 다음 내용은 홍석모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의 일부분이다. “인가에서는 다락, 마루, 방, 부엌에 모두 등잔을 켜놓는다. 흰 사기 접시 하나에다 실을 여러 겹 꼬아 심지를 만들고 기름을 부어 외양간, 변소까지 환하게 켜놓으니, 마치 대낮 같다. 그리고 밤새도록 자지 않는데 이것을 수세라 한다. 이는 곧 경신을 지키던 유속이다.”라고 하였다. (한국 민속백과사전)

 

새해와 관련된 풍습들을 보니 새해에 관련한 기대감과, 지난 1년 동안의 안 좋은 일들을 다 털어내고 새로운 1년을 맞이하고 싶어 하는 생각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았던 것 같다. 그런데 가만히 있으면 새해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새해에 목표를 정했다면, 그것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기보단 하나씩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이번 목표는 공부를 열심히 해 상위권에 드는 것과 운동을 열심히 해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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