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혜의 독서 칼럼] 사람들은 잘 모르는 간호사의 진짜 세계

병원에서 간호사로써 근무하는 일상툰

학교에서 '간호'에 관련된 책을 찾던 중 '리얼 간호사 월드'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책은 ‘최원진’이라는 현직 간호사께서 그리신 일상툰이다. 간호사 생활을 하시면서 힘든 일이 생길 때에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푸셨는데, 그 과정에서 이 일들을 만화로 올리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작가님께서 사연도 받아보시고 나중에는 책으로까지 출판돼는 멋진 과정을 걸어오셨다고 생각한다.

 


한 장에 2~3컷이 들어가고 한 에피소드당 2~7개의 컷 정도 되는 짧은 분량이기 때문에 책을 다 읽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또한 작가님의 일상을 그리거나 누군가의 사연이기 때문에 이해하기도 쉬워서 간호사의 일상을 간접 해보고 싶은 친구들께 입문용 책으로 추천을 해주고 싶다.

 


주인공 캐릭터를 보면 김성환 화백님의 만화 ‘고바우 영감’이랑 비슷한 느낌이 든다. 입을 꾹 다문것 같아서 감정을 잘 표출하지 않고 참으려고 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는데 책에서 119p의 ‘운동은 알아서 할게요.’라는 에피소드를 보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에피소드는 한 환자분께서 간호사를 계속 부르는 이야기이다. 마지막에는 환자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다. “내가 운동 시켜 주는 거지. 간호사는 좋겠어! 돈 벌면서 왔다 갔다 운동도 하고. 얼마나 좋아.” 환자로서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환자를 동시에 다루면서 진단을 하고, 기록도 하는 등 간호사가 하는 일은 많다. 간호사 선생님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신규 때에는 물도 거의 못 마시고, 식사할 시간이 없어서 끼니를 거르게 되고, 심지어 화장실을 1번만 가는 일도 허다하다고 하신다. 많은 업무량을 해치워야 하다 보니 왜 이직률이 높은지 조금 이해가 됐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본다면 취업률이 높다는 것이 이점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나는 간호사 태움을 이 책에서 처음 접했다. 물론 뉴스와 기사로 간접적으로 접해보기는 했지만 리얼한 대사들과 캐릭터들이 하는 행동들을 보니, 마치 내가 태움1을 당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앞에서 욕을 하고, 신발을 밟으면서 "야! 알겠냐고!"라고 소리 지르는 것을 보니 순간 내가 간호사로서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가장 마음을 아프게 했던 대사는 이것이다. "그래. 이런 걸로 설마 자살하겠니." 지금 간호사를 꿈꾸는 학생으로서 하는 다짐들을 항상 생각하면서 내가 선배가 되었을 때 후배 간호사들을 그렇게 대하지 않도록 언제나 노력해야겠다.

1(‘태움’이라는 것은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에서 나온 말로, 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괴롭힘 등으로 길들이는 규율을 지칭하는 용어이다._네이버 지식백과)


마지막으로 내가 읽으면서 가장 따뜻한 느낌을 받은 구간은 105~ 109p인데, 한 어르신 환자분께서 작가님께 새우버거를 주신 에피소드이다. 시간이 없어서 새우버거를 먹을 수 없다고 하는 작가님을 보며 자기가 "커튼 더 쳐줄까?"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이렇게나 따뜻한 마음을 가진 환자분들 덕분에 더욱 힘을 내고 환자들을 가장 가까이서 다루는 간호사로서 보람을 느끼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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