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빙상계가 또다시 어수선하다. 지난 평창올림픽 이후 심석희 선수 성폭행 사건이 채 잊혀지기도 전에 최근 언론에 성폭행 사건이 터진 것이다. 피해자는 스피드 스케이팅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그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또 빙상 스타인 심석희 선수가 2018 평창올림픽 기간 중 대표팀 코치와 나눈 SNS 대화가 공개되어 파문이 일고 있다.
국가대표 동료를 비방하고 승부조작을 의심할만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심석희 선수는 이전 성폭행 사건을 털어내고 이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던 시점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져 다시 국제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되었고 대표팀에서도 빠진 상태이다.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는 개인의 상황이긴 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도 손실이고 국제적 망신이다. 이 같은 크고 작은 소음이 계속되고 있는 빙상계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국제 대회에서 항상 최정상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 빙상계가 왜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대한민국 빙상계엔 굵직굵직한 사건사고가 많았다. 국제적 망신이 되었던 적도 있었다. 지난 평창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예선 경기에서 우리나라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팀으로 달려야 할 선수들이 한 선수를 의도적으로 뒤처지게 한 채 레이스를 펼쳐 세계의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 이후 과정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의 파벌 다툼, 메달권 선수들의 특별대우, 특정 권력자의 무소불위의 권력 등 웃어넘길 수 없는 얘기들이 쏟아져 나왔다.1 막연하게 존재조차 확인되지 않았던 일들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특정 권력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던 빙상계였기에 자연스레 파벌이 형성되었고 같은 국가대표라고 해도 금메달을 딸 법한 선수들은 따로 엘리트 훈련을 받았으며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들러리 역할을 하며 이미 패배감에 사로잡혀 국가를 대표하는 한 팀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이미 뭉쳐지기 어려웠던 각각의 팀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2
이런 잘못된 구조 속에서 이른바 빙상 천재라고 불렸던 선수들이 한국에서 운동하지 못하고 외국으로 귀화하는 상황도 발생하는 등 우리나라 빙상 스포츠에 심각한 전력 손실임은 분명하며 빙상 경기를 좋아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였던 그들이 다른 나라 국기를 달고 우리나라 선수들과 경쟁하는 모습은 마음 아픈 일이다. 그 외에도 잦은 가혹 행위와 특혜 논란 등 국민들의 무관심 속에 폐쇄적인 조직의 형태를 보인 바람 잘 날 없는 빙상계가 예전의 꽃길을 다시 걸을 수 있을지 답답한 생각이 든다.
그러나 얼마 전부턴 퍽퍽한 고구마를 입에 넣은 듯 씹지도 뱉지도 못할 것 같던 빙상계에도 조금씩 변화의 바람은 불어오고 있는듯하다. 속으로 곪아있던 여러 일들이 속속 드러나며 관계자들이 여러 방면으로 해결 중이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던 빙상계의 거물은 나락으로 떨어져 이제 더는 그 권력의 눈치를 볼일도 없어졌다. 실추된 한국 빙상의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해 모두가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자정 노력과 더불어 우리의 관심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들만의 일이 아닌 것이다. 빙상계만의 일이라 방관하지 말로 국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개혁의 변화를 의심 없이 지켜봐 주는 시선이 필요한 시기이다. 거침없이 변하지 않는다면 세계 빙상계의 최정상 자리는 더 이상 우리의 것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우리에겐 중요한 시간들이라 생각된다. 아픈 상처를 잘 아물도록 봉합하고 나면 말끔한 새살이 돋아나는 것처럼 허물어진 빙상계도 잘 수습하여 정비하고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희망한다.
각주
1.인용: https://www.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349908
2.참고 :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3238865&memberNo=118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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