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서의 시사 칼럼] 통일교육의 지향점은 어디쯤일까

우리나라는 지금껏 일관되게 학교나 국가에서 통일지향 교육을 해왔고 국민들은 이를 보고 자라며 당연히 통일해야 하는 것이라고 믿어왔다. 그러나 나는 과연 우리가 올바른 목적을 지닌 채로 통일을 지향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통일해야 하는 이유와 타당성을 교과서에서 정의한 대로 맹목적으로 수용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이번 칼럼에서는 한국 사회가 어떠한 취지로 통일 교육을 해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 보려고 한다.

 

현 문재인 정부는 대북정책으로써 북한과 국제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을 약속하여 ‘지속 가능한 정책’을 위해 여러 방안을 활용하여 북한에 경제적, 사회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언제나 통일을 지향하는 교육을 하며 도덕적 가치로써 통일을 일치화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북한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업무 개시 통화의 연락을 두절하고 이를 폭파해 논란이 되는 등 남북통일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모습에 국민들은 ‘통일’에 대한 반감을 높이며 이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무감각해지기 시작하고 있다. 실제로, 조사에 따르면 20.30세대 3명 중 1명은 통일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청소년들이 느끼는 통일의 필요성에 관한 조사에서도 5명 중 1명은 통일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왔다.1 그런데 이러한 결과가 과연 노력한 우리에 비해 따라주지 않는 북한의 행세에서 오로지 비롯된 것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통일에 대한 우리의 교육적 가치관의 변화에 따른 결과가 오히려 통일을 멀리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달리 요즘 북한과 남한의 사회, 문화, 경제 모습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실제로 통일 문제에서도 국민들은 우리가 하나의 같은 민족이기에 통일해야만 한다는 당위성보단, 경제 발전을 위해, 혹은 평화와 안전한 상태를 위해 통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통일에 도달해야 하는 목표로 보기보단, 특정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다. 또한, 통일에 대한 관심 역시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통일을 전제로 깔고 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해야 할 것들을 배우게 하거나, 혹은 역시 통일을 전제로 깐 뒤 통일의 장점을 나열하는 식의 기존 주입식 교육 방식은 효과가 있을 것 같지 않다. 따라서 평화의 상태를 위해서 남북 관계에서 시행할 수 있는 여러 방안 중 하나의 방안으로 통일을 선택할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해주는 교육 방법이 현재 세대의 관점과 가치관에 더 부합할 것이며, 학생이 스스로 통일이라는 방안을 선택했을 때 현재 교육이 통일이라는 방안 하나만 주고 이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보다 더 교육적 효과가 크리라 생각한다. 통일 교육 자체에서 특정한 가치인 평등, 자유, 배려 등을 강조하는 등의 주입식 통일 지향 가치관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자기 생각을 길러내고 표현의 자유를 제공하는 도덕교육에서 오히려 편향된 시선으로 통일을 강조하는 꼴이 될 것이다. 공교육에서 이런 특정 방식, 사상을 채택하도록 통일이 정답이라고 규정하고, 통일의 필요성을 배우게 하고, 또 통일을 위해 취해야 할 노력을 배우게 하며 학생들의 생각을 가두려 하는 것은 자유를 가두는 폭력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정당성, 당위적 측면에서도 통일을 당연한 전제로 제시하는 현 통일 교육은 변화되어야만 한다. 청소년들에게 민족주의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통일 교육보단 현재 청소년 세대들이 세계화를 직접적으로 경험한 세대임을 알고, 평화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향함으로써 보다 넓은 관점에서 남북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안내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넓은 관점을 토대로 통일, 공존 등의 평화 상태에서 존재할 수 있는 다양한 양상을 주체적으로 선택하여 자신의 관점을 정립하게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이 오히려 평화의 방편으로서 통일에도 긍정적 의식을 고취할 것으로 생각한다.

 

 

 

1. 인용 https://www.chosun.com/politics/2020/10/14/R4CUGOMIPJGV5KVTLAQF3Q6U54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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