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호의 사회 칼럼] 배달원들의 고통

 

 

 

 

배달음식을 시켜 먹던 날 우연히 배달어플 한쪽에 추가 사항이라는 빈칸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빈칸을 보며 생각해 보니 여태껏 그 칸이 비어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칸에서 조심히 천천히 와주세요라는 글씨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 한마디 없이 늦게 오면 왜 늦었냐며 후기에 불평불만을 늘여놓기도 하고 별점을 낮게 주는 등 조금은 이기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이 기사를 쓰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눈이 와 길이 꽁꽁 얼어버린 날이었습니다. 피자가게에서 일하는 배달원은 그날도 어김없이 주문을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 피자가게는 주문 후 30분이 넘게 되면 돈을 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배달원은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 아주 착하고 바른 대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10분이 흐르고, 20분이 지나고, 30분이 지나갈 무렵 사장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경찰서였습니다. 사장은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배달부를 끌어안고 이름을 부르며 말했습니다. " 이 녀석아 어서 일어나 학교에 가야지 언제까지 그러고 누워 있을 거야" 그러나 결국 그 배달부는 세상을 떠납니다. 그런데 또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도대체 피자가 언제 오는 겁니까!! 사장은 결국 폭발했습니다. 돈 줄 테니깐 다른데서 사 먹어요! 이 사고가 있고 얼마 뒤 30분이 지나면 돈으로 보상해 주는 제도는 사라졌습니다.1

 

코로나가 점점 심해지면서 사람들의 배달 어플 사용 빈도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배고픔이빨리 빨리를 외치다 결국 배달원들을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로 인해 배달부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빨리 달리면 욕을 합니다. 자신들로 인해서 생긴 일을 자각하지 못하고 말이죠.

 

이렇게 배달부들은 항상 남의 만족감을 위해서 일합니다. 심지어 위험수당이라는 것도 잘 보장되지 않고 월급도 적은 곳이 대다수 입니다. 요즘 배달 사고는 연 평균 2회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배달사고가 일반 사고에 15배에 달한다고 합니다.2  저는 사람들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배달원이 자신의 가족이고 친척이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과연 사람들은 배달원들에게 무조건 빨리 배달하라고 하고 조금 늦었다고 짜증을 내고 화를 낼까요? 아마 아닐 것입니다. 배달원이 남이기 때문에 고작 자신과 친분이 없다고 막 대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도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것을 깊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끗 차이입니다. 사람을 살리는 일은 대단한 행동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이러한 생각의 한 끗 차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하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일을 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인식 개선 하나만으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배달원들이 안전하게 오갈 수 있도록 여유롭게 주문하는 배려를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힘들게 일하시는 배달원들을 위해서 배달을 시킬 때 감사인사를 하고 무언가를 드릴 수는 없지만 최소한 배달을 시킬 때 추가사항으로 빨리가 아니라 안전하게 천천히 와주세요 라고 남겨보는 건 어떨까요? 

 

각주

1.인용: https://blog.naver.com/koshablog/220581084829
2.인용: https://www.yna.co.kr/view/AKR20210911055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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