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라의 국어 칼럼] 머릿속에 터를 잘 못 잡으신 단군 할아버지

나는 문득 그리스 신화에 관한 농담을 들으며 왜 우리나라 신화에 관한 농담을 많이 들어본 적이 없을까 생각하였다. 고려 가요나 삼국사기, 삼국유사에 관하여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지 학교에서 배우는 것 이상으로 따로 조사해본 사람은 있는지 찾아본다면 찾기 많이 어려울 것이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많지만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학교에서 배우는 고대 문학들 이외에 더 알아보고 싶은 사람들보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마저 알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고대 문학을 좋아하지 않을까?

 

 

먼저 고대 문학이 어렵고 낯설어서 좋아하지 않는 것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현대에서 쓰지 않는 ‘반치음’이나 ‘사이시옷’등이 나오는 중세 국어가 어려워 국어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은 만큼 현대에는 많이 쓰지 않고 예전에 비하여 확연히 배운 적 없는 한자투성이의 고대 문학은 쉽게 읽을 수 없다는 것으로 인한 진입장벽이 얼마나 크게 느껴질 것인지는 과거에는 많았던 무협지의 수요와 지금의 적어진 수요로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낯설고 어렵다고 다 싫어할까? 이에 모순되는 것으로 그리스 신화를 뽑아 보고자 한다. 초등학교에서 학교 시간에 우리나라 신화를 가르치지 외국의 신화를 가르치지는 않는다. 그런데 길가는 사람을 붙잡고 제우스가 누구냐고 물어봤을 때 모른다고 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제우스의 아들을 물어봐도 헤라클레스나 디오니소스 등 많은 이름을 줄 세우기 바쁜 것이 요즘의 사람들이다. 요즘은 길가를 걸어도 외국어로 가득 찬 간판들이 많고 사람들의 말속에서 외래어가 고유어의 자리를 빼앗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물론 점점 국제화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 또한 다양해져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무언가를 잊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많은 사람들은 제우스의 아들을 물어보면 어렵지 않게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단군의 아들은 누구인지 아는가? 단군의 아들은 삼국유사에 나온다.1 우리는 우리의 것이 잊혀 가는 것에 이상함을 느껴본 적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검색 창에 ‘삼국‘을 쳐봐도 삼국유사나 삼국사기보다 삼국지로 상단을 가득 채운 것이나 길거리에 있는 외국어로 된 간판, 상업 소설들이 거의 서양을 배경으로 되어있다는 것에서 자신이 이러한 것이 더 멋지고 재미있다고 은연중에 생각을 하지 않는지. 국재화가 아니라 우리는 그저 사대주의에 빠져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주

1.참고:http://www.opini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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