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의 사회 칼럼] 혐오에 기반한 갈등

 

우리는 대개 혐오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혐오가 없는 유토피아에 살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갈수록 깊어지는 성별갈등, 세대갈등 등은 아직 우리 사회에 혐오가 존재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람들이 모두 혐오를 좋아하지 않지만 아직 혐오가 남아있는 이 사회를 당신은 어떻게 바라봐왔는가. 

 

당신이 이 글을 읽기 위해 클릭한 순간부터 당신의 머릿속에는 '페미니즘'이 스쳐 갔을 것이다. 맞다. 내가 이 글을 쓰기 시작하게 된 계기도 페미니즘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나는 페미니즘, 이퀄리즘, 세대갈등 등 이 모든 것들에 대한 문외한이어서 이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나에게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그런데도 내가 이 칼럼을 쓰는 것은 사람들이 갈등을 빚는 수많은 상황을 보며 내가 느낀 점을 당신과도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독자가 가진 사상이 무엇인지에 관해 관심은 없다. 다만, 이 글을 읽으며 우리가 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사상의 차이를 떠나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지 같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위와 같은 것들은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주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는다. 최근에는 이준석 국민의 힘 당 대표에게 관심이 있어 관련 영상을 찾아보다가 페미니즘과 관련된 영상을 시청했다. 영상 내용 중 내가 가장 공감한 이준석 국민의 힘 당 대표(당시에는 이준석 최고위원)의 발언은 "단순한 폭력 사건이나 이런 것들에다 젠더를 붙입니다."였다. 내가 평소 수많은 갈등을 봐왔지만, 나로서도 내가 느끼고 있던 불편함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 답답한 순간들이 많았는데 이 말이 나의 입장을 대변했다. 

 

개인이 가진 특징 때문에 피해를 보면 그것은 온전히 가해자의 잘못이다. 만약 누군가가 피해를 봤다고 하면 그것은 가해자의 잘못이 확실하다. 하지만 나는 피해가 발생한 원인을 왜 젠더 속에서 찾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젠더'라는 개념을 대입시키는가. 나는 이렇게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도리어 성별 간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내가 젠더 갈등을 사례로 들기는 했지만 다른 문제의 경우에도 크게 다른 점은 없을 것이다. 피해자는 피해자다. 거기에 성별 등 다른 것들을 대입시키는 순간 그것은 젠더갈등 등으로 나아가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우리가 답을 찾지 못하게 왜곡시킨다. 제발 다른 가치를 개입시키지 마시라. 문제를 문제로만 받아들여 근본적인 사회 문제의 뿌리를 자르는 능력이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능력인 듯싶다. 

 

사회 문제를 바라볼 때, 우리는 문제를 왜곡시킬 때가 많다. 문제를 문제로만, 그 속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합당하게 합리적인 문제 해결 방법을 우리 사회가 찾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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