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민의 독서 칼럼] 나와 사회를 발전하게 하는 자기 반성과 속죄 의식

곧 8월 15일 광복절이 돌아옵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생각나는 이름 석 자가 있습니다. 바로 일제 강점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아름다운 시를 쓰셨던 윤동주 시인입니다. 민족을 사랑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며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 하고 속죄 의식을 품고 살았던 시인 윤동주.

 

안타깝게도 윤동주 시인은 광복이 되기 약 6개월 전, 독립운동의 혐의를 받고 일본 땅에서 옥사를 하시게 됩니다.1 윤동주 시인이 남기신 주옥같은 작품들 중 오늘 이 글을 쓰며 더 생각해 보고 싶은 부분은 <참회록(1942)>과 <간(1941)>에 나타난 자기 반성과 속죄양 의식입니다. 먼저 <참회록>을 통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제목부터가 ‘참회록’입니다. 시인은 나라를 잃은 상황에서 자신을 성찰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나라를 잃게 된 것이 윤동주 시인의 탓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부끄러워하고, 밤마다 참회의 의미를 지니고 자신의 거울을 닦습니다.2 구리 거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기 성찰을 하는 것이 놀랍습니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성찰을 멀리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야 합니다. 또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거울 닦기'를 멈추지 않는 윤동주 시인의 자세를 본받아야 한다고 느낍니다. 

 

윤동주 시인의 또 다른 작품 <간>을 통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시인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간’으로 표현된 자신의 ‘양심’과 ‘의지’를 지키겠다고 다짐하고 있고,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현실적 고난을 감내하는 속죄양 의식을 보이고 있습니다.3 이 작품에서는 프로메테우스의 신화를 통해 자신의 의지를 효과적으로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메테우스처럼 자신도 민족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인상적입니다. 정신적 자아를 지키기 위해서 신체적 고통을 견디는 것은 명백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이 시는 저항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느껴지며, 그 속에서 자아 성찰까지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누구나 살면서 실수를 하고, 본의 아니게 잘못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진정으로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반성하지 못하는 자세입니다. 중요한 것은 반성하고 성찰하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노력입니다. 예를 들어, 독일은 전범국으로서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해왔습니다. 제대로 역사 교육을 하고, 피해국과 공동으로 역사 교과서를 제작하는 등의 노력을 펼쳤습니다. 자기 반성의 자세와 속죄양 의식은 결국 ‘나’ 자신을 발전할 수 있게 하고, 성숙한 사회를 가능하게 합니다. 

 

윤동주 시인은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바람직한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반성이나 성찰을 하는 상황뿐만 아니라 선택의 기로나 갈등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윤동주 시인의 자기 반성과 속죄양 의식을 한 번 쯤 떠올려 보면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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