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준의 시사 칼럼] MBC 올림픽 중계사고, 무엇이 문제인가

 

 

 

2020년 예정되었던 도쿄올림픽이 전세계적인 팬데믹으로 연기되었다가 지난 7월 23일 개회식을 가졌다.  그런데 이번 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서 대한민국의 공영방송사 MBC의 부적절한 국가설명과 자막들이 큰 논란을 일으켰다. MBC는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할 때 체르노빌 원전사고 사진을 띄워놓고 아이티 소개에는 대통령 피살관련 사진을 사용했다. 이외에도 국가명을 잘못 표기한다거나 상대방을 조롱하는 듯 한 자막을 그대로 내보내는 등 전체적인 중계의 질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가장 크게 문제가 되었던 우크라이나 선수단 소개에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넣은 것은 상황이 '올림픽 선수단 소개'라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에서 해외 다른 국가가 자국의 선수단을 소개하면서 그들의 가장 비극적이었던 사건을 선수들 옆에다 가져다 놓는 것이 얼마나 당황스럽겠는가. 이는 다른 나라가 우리 나라 선수단을 소개할 때 세월호 사건을 걸어두고, 일본을 소개하면서 원자폭탄을 보여주는 것과 다름없다. 그 나라의 비극적인 사태를 올림픽에서 사용하는 것은 올림픽 정신에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다. 

 

또 다른 논란으로는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예선전 우리나라와 루마니아의 경기에서 루마니아 선수의 자책골이 나오자 MBC가 실시간 자막으로 "고마워요 마린(루마니아 축구단 측 선수)"이라는 문구를 넣으면서 루마니아 축구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앞서 논란이 되었던 MBC의 개회식 사고로 인해 더욱 조심해야 할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MBC가 이러한 자막을 넣은 이유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한일전에서 일본 선수의 실수로 한국이 득점 한 상황에서 한국 해설위원이 "고마워요 사토(일본 야구단 선수)"라고 한 것에서 오마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큰 논란이 있었던 만큼 더욱 신중을 가해야 할 상황에서 이러한 조롱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자막을 사용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 더욱이 해설위원의 멘트가 아닌 공영방송의 자막으로 삽입된 것 자체도 문제가 된다.

 

MBC의 이번 올림픽 중계는 전체적으로 공영방송사로서의 중계라고 볼 수 없을 만큼 실수가 잦은 등 수준 낮은 방송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MBC가 지난 수많은 올림픽도 비교적 문제없이 잘 중계하다가 이번 올림픽에서 유독 잦은 실수를 보이는 것일까? 

 

올해 1월, MBC경영진들은 스포츠 중계를 MBC의 자회사인 'MBC스포츠 플러스'에서 제작하고 중계하겠다고 발표하며 이번 도쿄올림픽의 중계역시 원래 올림픽을 해오던 MBC의 PD들이 아닌 자회사에서 떠맡게 되었다. 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경험도 없는 올림픽 방송을 중계하게 되면서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한 자료를 사용하게 되었고, 이것이 논란이 되어 현재 사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올림픽은 전세계에 우리나라를 좋게 알리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사태로 인해 외신들과 해외 네티즌들에서는 이번 MBC사태의 부적절한 모습이 회자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격이 훼손되지 않도록 MBC는 앞으로 남은 도쿄올림픽 일정을 원만하게 진행하여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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