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경의 독서 칼럼] what is your smile


 

 

<웃음을 선물할게>, 제목만으로도 정말 설렜다. 어떤 웃음을 선물해줄까?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시작된 책 읽기였다. 이 책을 읽을 시점에 비문학을 자주 읽었었던 터라 문학책이 더 그리웠을 수도 있다. 사실 이 책은 내가 직접 고른 책은 아니다. 필자가 다니는 새이레 기독학교에서는 1주에서 2주 동안 책을 정해 읽고 독후감을 쓴다. 그 때 읽은 책이다. 선생님은 이 책을 추천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유쾌한 웃음부터 가슴 찡한 웃음까지 다채롭게 담아냈습니다.' 라고 말이다. 그래서 더 궁금해졌다. 도대체 이 책은 어떤 방법을 통해 나에게 웃음을 가득 안겨줄지 말이다.

 

이 책은 지은이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단편 소설을 묶어서 만든 책이다. 작가만 무려 10명이 되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웃어도 괜찮아’였다. 발달 장애를 가진 주인공의 오빠는 기술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목공에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세정(주인공)이의 오빠는 기술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기술 고등학교인 만큼 기술을 배우고 회사에 먼저 들어가서 일을 해 볼 수 있다. 그래서 꾸준히 일을 배우고 회사에도 나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불이나 오빠는 질식사로 죽게 된다. 제대로 된 보상도, 회사의 법적 책임도 물라자 않아서 유가족들은 농성을 1년을 넘도록 빠짐없이 지속시킨다.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사람들은 유가족을 보면서 포기하라고 이야기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웃음 또한 놓치지 않는다. 사람들은 유가족을 보며 손가락질한다. 그러나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웃음이라도 없으면 살 수가 없다’ 고 말이다.

 

이 이야기를 읽고, 그리고 이야기 이후에 나와 있는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어왔다가, 다시 나가지 않았다. 맴돌았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피해자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보면서도, 사람들은 ‘피해자답게 행동하라’ 는 말을 내뱉었다. 그렇다면 과연 ‘피해자 같다’, ‘피해자답다’ 는 건 무엇일까? 절망만 존재하고 좌절만 존재하는 것이 피해자다움일까? 그렇다면 기업의 사과와 충분한 보상 이후에 웃으면서 밝게 지내는 그들은 ‘피해자’가 아닌 ‘피해자인 척’하며 사는 것 아닐까? 언제까지 피해자는 슬프게 살아야 할까?

 

‘피해자 코스프레’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피해자가 아니거나, 심하게 피해를 받지 않았음에도 과도하게 부풀리는 행동을 말한다.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생긴다면, 실제 피해자들도 결국에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할 수밖에 없다. 슬픈 척, 힘든 척, ‘척’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사실 나에게 ‘웃음’보단 더 깊은 생각들을 많이 꺼내게 했다. “‘나다움’이란, ‘피해자다움’ 이란 무엇일까?” 등과 같은 내용 말이다. 그리고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하나씩 달 때마다 웃음이 나기 시작했다. 어쨌든 웃음을 선물하기는, 성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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