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형의 영화 칼럼] 평범함은 누군가에게는 큰 차이

 

우리나라 역사 속을 들여다보면 사회는 신분제 사회로 신분이 각각 주어졌고 계급에 따라 사는 시대였다. 그러나 조선시대 후반 쯤 이 신분제도 사회는 윤리성과 사회성을 고려했을 때의 문제점으로 인해 폐지되었다. 하지만 말로만 폐지가 되었지만 근현대사부터 지금 현재까지 우리들은 여전히 신분제도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만 같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눈에 크게 띄지는 않지만 우리들이 모르는 상류층과 빈곤층의 차이가 아직도 존재한다. 2019년 제 7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영화 <기생충>은 이런 모습을 가림없이 보여주는 영화다.

 

가족 전체가 백수인 "기택" 가족은 반지하에 살며 앞으로 살 날이 막막하지만 그것 또한 적응해가며 살아가고 가족 간의 사이도 좋은 가정이다. 그래도 돈을 벌기 위해 할 일을 찾던 도중 가족의 장남인 "기우" 에게 명문대를 다니는 그의 친구가 찾아온다. 그리고서는 기우에게 어느 부잣집딸의 과외자리를 소캐시켜준다. 마침 돈 벌 곳을 찾던 기우였기에 바로 과외 선생님을 하게 되고 거기에 부잣집이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기택네 가족 모두가 그 부잣집에서 일해 돈 벌 수 있도록 연결시키는데 성공한다.

 

어느 날, 부잣집 가족이 집을 비우게 되고 기택이네는 그 부잣집에서 비가 오는 바깥의 풍경을 보고 즐기며 이때까지 누리지 못했던 부유함을 가족들과 함께 마음껏 누리게 된다. 하지만 그 부유함을 느끼는 것도 잠시 예전 이 부잣집에서 일하던 가정부가 갑작스럽게 찾아오게 되며 그 집의 존재조차 몰랐던 지하실의 비밀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진실을 알게 되고 갑작스럽게 만나게 된 두 가족은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영화 속에는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소재와 가족의 갈등의 요인이 존재한다. 먼저 기우는 부잣집에 가기 위해서 오르막을 오르고 계단을 올라야지만 갈 수 있었다. 또한 기우가 반지하에서 와이파이를 찾기 위해 변기 위에 올라간다. 모두 올라가야지만 해결되는 공통점이 있고 이런 점이 빈부갈등을 더 적나라하게 나타내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비가 올 때의 모습이다. 비가 내릴 때 기택네 가족이 부잣집 안에서 보는 비가 내리는 풍경은 그저 아름답기만 하다. 거기에 더해 그 집 아들의 텐트는 비가 내려도 새지 않을 만큼 튼튼하다. 반면에 기택이네 가족이 살고 있는 반지하에서의 비가 내리는 모습은 아름다움은 어디에 가도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비로 인해 집이 잠기고 물이 차오른다. 이 비 오는 상황이 가장 빈부격차를 잘 나타내는 소재인 것 같다.

 

게단, 비 뿐만 아니라 냄새도 그 차이를 보여준다. 부잣집의 주인인 박사장이 기택네 가족에게 계속해서 냄새 난다는 것을 통해서 상류층과 빈곤층의 차이를 낸 것이 다소 단순하게 표현되어 이것이 마치 우리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현재 우리 사회를 비판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영화에서 나타난 냄새는 아무리 옷을 빨아도 나는 반지하 냄새로 계층간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 우리도 살면서 누군가의 냄새를 맡고 눈을 찌뿌리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