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형의 영화 칼럼] 남보다 자기 자신을 위하여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또는 어쩔 수 없이 상대방에게 비위를 맞춰 지내는 때가 생긴다. 직장이나 미팅 또는 가족에게까지 우리는 우리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속에 숨겨둔 채 딴 사람이 된 적이 있다. 하지만 이 행위가 진정 나를 위한 것일까?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지만 돌아보면 나는 내가 아닌 딴 사람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 그 답답함을 품다가 참지 않고 자기 자신을 폭팔적으로 표현한 한 패션니스트가 영화 <크루엘라>로 나타났다.

 

태어날 때부터 남다른 생각과 자기 자신만의 색을 갖고 태어난 "에스텔라"는 이런 모습 때문에 일찍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런던에 오게 된 그녀는 "재스퍼" 와 "호레이" 를 만나 셋이서 함께 지내게 된다. 셋은 변장과 손놀림으로 런던 전역을 돌아다니며 도둑질을 했고 도둑질에 지루함을 느낀 에스텔라는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던 패션을 위해서 꿈 꾸던 리버티 백화점에 들어가 일하게 된다.

 

하지만 마음처럼 제대로 된 패션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자 그때 그 당시 패션계를 휘집고 다니던 남작 부인이 나타났고 에스텔라의 패션 감각을 알아채고 그녀의 밑에서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게 되었다. 꿈에 그리던 일을 할 수 있게 된 에스텔라는 늘 최선을 다했고 남작 부인을 따라다니면서 그동안 숨겨둔던 능력을 펼치며 남작 부인에게 높이 평가 받는 디자이너가 되어 갔다.

 

하지만 에스텔라는 남작 부인과 일하면서 그녀의 진정한 실체를 발견하게 된다. 이제 그녀는 그저 남작 부인 밑에서 일하는 단순한 패션 디자이너가 아닌 진정한 자기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 색다른 패션과 마인드, 남다른 등장과 그리고 마지막으로 검정과 하얀색 조화의 머리색까지 그동안 숨겨왔던 진짜 자기 자신을 보여주는 패션니스트 "크루엘라"로 나타나 남작 부인이 꽉 쥐고 있던 패션계를 단숨에 뒤집는다. 그녀는 말한다. "난 내가 누군지 보여주기로 했어. 잘가, 에스텔라 난 이제 크루엘라야!"

 

디즈니형 조커판이라고 사람들이 말한 만큼 그렇게 가벼운 캐릭터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강력하고 머리 속에 깊이 인상 깊게 남을 수 있는 것 같다. 에스텔라는 자신이 꿈꾸던 것을 자기 자신만의 방식을 숨긴 채 지내지만 그것이 진정 자기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고 느껴 에스텔라의 허물을 벗어던지고 크루엘라로 탈바꿈한다. 크루엘라가 되면서부터 진정으로 자신이 누구고 무엇을 보여주려는지 확실하게 나타난다. 이런 경우는 우리 일상에서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저 직장에서 요구하는 프로젝트나 과제를 순순히 받아들여 자신이 원하는 일을 통해 자기 자아를 잃어가는 모습은 우리 현대사회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다. 가끔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자기 자신만의 개성이 뚜렷하게 나타나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가끔씩은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시간을 가지며 진정으로 자신을 보여주고 원하는 것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주변 시선이나 말에 두려워하기보다는 진짜 자기 모습을 생각해보고 기대하는 것이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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