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나의 환경 칼럼] 비행 수치, 수치스러운 비행

 

비행 수치, 이 단어를 보고 무엇이 떠오르는가? 단어에 대해 추론할 수 있는 작은 힌트를 제공하자면 Flight Shaming, 오늘 필자가 소개할 단어는 ‘수치스러운 비행’이다. 수치스러운 비행이란 지구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삭감할 필요가 있는 시점에서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에게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항공 여행 반대 운동이다. 이 운동은 2018년 스웨덴에서 플뤼그스캄(Flygskam)이라는 단어로 시작되었다.1 갑자기 이 운동이 다시 언급되는 이유는 바로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기후 위기에 대한 사람들의 경각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유럽과 북미 지역 항공사들을 중심으로 수치스러운 비행 운동에 탑승객들을 동참시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대표적인 예로는 컴팬세이드가 있다. 컴팬세이드는 세계 최대의 항공사인 독일 루프트한자가 구축한 디지털 이산화탄소 보상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승객들에게 해당 비행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제시하고 나무 심기 등 기후 보호 프로젝트나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 사용 같은 상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며 추가 비용을 지불하여 수치스러운 비행이 아니라는 것을 인증할 수 있는 인증서를 발급해주는 등의 기능을 운영한다. 항공 탑승객들의 이산화탄소 상쇄 프로그램 참여는 유럽과 북미 지역 항공사들을 중심으로 무섭게 확산하는 추세라 그들의 환경 인식 또한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점은 국내 항공사들은 아직 이런 프로그램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상쇄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조차 하지 않는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환경단체들은 그들의 넓어진 환경 인식 덕분에 항공기를 띄우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고 소비자들이 불편함과 추가 비용을 감수하며 환경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참여하는 공감대가 있는데 반면 우리나라 항공사와 소비자들은 아직 이런 인식이 없거나 경각심을 느끼지 못해 상쇄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코로나가 안정된 후 유럽 쪽 운항이 본격화되면 우리나라의 항공사와 소비자들도 반드시 고민해봐야 할 거리임은 틀림없다.

 

필자는 수치스러운 비행이 사실상 사람들의 여행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다른 방식을 추구하는 방법임을 깨달았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항공사의 어려운 현실 또한 무시할 수 없지만, 현명한 공생의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속 가능한, 적은 탄소 배출 여행은 하나의 트렌드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여행객들이 먼저 여행 전에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옵션의 경중을 따져보는 것은 어떨까?

 

각주

1.참고: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9817247&memberNo=39007078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