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석의 축소통 1]스페인, 실패로부터 미래를 준비하다.

스페인이 패했다. 경기 전부터 '미리 보는 결승전'이라 예상하며 치열한 승부를 예상한 것과는 달리, 스페인 대표팀은 그라치아노 펠레(사우스 햄튼 32)와 조르지오 키엘리니(유벤투스 33)에게 2점을 연달아 내주며 완패하고 말았다.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예선 조기탈락 과 더불어 유로대회 16강에 그친 '무적함대'의 참혹한 성적표는 자국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또한, 유로 2008, 2010 남아공 월드컵, 그리고 유로 2012 우승으로 3연속 메이져대회 우승이라는 최고의 시기를 보낸 스페인이였기에 그들의 실패는 더욱 뼈아프다. 최고의 전성기를 구사 하던 '무적 함대'의 침몰, 원인은 무엇일까.



진행되지 못한 세대교체, 똑같은 전술의 반복

조별리그 단계부터 토너먼트 이탈리아 전까지, 모든 경기에서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대표팀 감독은 경기 시작 베스트 11에 단 한번도 변화를 주지 않았다. 물론 벤치 자원을 향한 신뢰가 다소 떨어져 기존 선수들 기용에 무게를 뒀을지도 모르나, 교체자원으로도 페드로 로드리게스(첼시 30) 정도만을 기용했을 뿐, 그 이상의 변화를 주지 않아 유동적이지 않은 전술이 탈락의 결정적 요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지난 유로 2008 대회부터 함께 한 배테랑 선수들을 다수 소집하여 주축 맴버로 기용함으로서 세대교체의 실패 또한 델 보스케 감독 체제의 문제로 떠올랐다.

'저무는 태양' 스페인의 미래는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 전격 사임한다. 대회 전부터 "대회가 끝난 후 축구계를 떠날 것."이라며 은퇴를 암시했던 그가 스페인 지휘봉을 결국 내려놓았다. 스페인 대표팀에게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 유로2012 우승을 안기며 '무적함대'의 황금기를 이끌어 냈다고 평가받는 델 보스케는 비록 유종의 미를 거두진 못했지만 최고의 자리에서 직접 물러나는 모습을 보임으로서 스페인 축구의 부활을 기원했다.  앞으로 '무적함대'에게 주어진 임무는 바로 적당한 세대교체와 낡은 전술색깔을 버리고 새로운 축구색을 입히는 일 뿐이다. 또한 그것이 '무적함대'가 바라는 차기 감독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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