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윤의 독서와 심리 칼럼] Who I am

에덤 알터의 '만들어진 생각 만들어진 행동'(알키)

당신은 아침에 눈을 뜨고 간단한 세면을 마친 후, 아침을 먹고 하루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오늘따라 왠지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다. 일을 마친 후, 집에 돌아와서 안 좋은 기분을 달래고자 취미 활동을 한다. 그렇게 휴식을 취하며 당신의 하루는 마무리된다.

 

그런데 만약 이 모든 당신의 하루가 사실 누군가의 지배 아래 이루어진 것이었다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에덤 알터의 ‘만들어진 생각, 만들어진 행동’(알키)은 ‘나’라고 믿고 있던 모든 기준과 행동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이 우리의 사고를 통해 도출된 결론인지, 아니면 다른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한 것인지 독자들에게 물음표를 던진다. 이 책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색채, 공간, 온도, 시선, 편견, 상징 등등 세분화하여 우리가 얼마나 광범위한 분야에서 다양한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사람이 생각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무언가에 의해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인지를 돌아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책을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나는 존재하는가?’ 필자도 이러한 의문이 몇십 번이고 들었다. 그 이유는 명확했다. 바로 ‘내 생각으로 하는 행동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당장 아무 펜이나 집어서 종이에 글자를 써넣으라고 할 때, 만약 당신이 파란 잉크 펜을 집었다면 그것은 당신의 사고가 아니라 주변 공간에 의한 사고이다. 이런 말을 책을 읽는 내내 보게 된다면 당연히 ‘나’라는 사람은 있는 것인지, 이제까지 나는 무엇으로 살아왔던 것인지 회의감까지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결정권이 나에게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주위의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의도적으로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결국 행동의 결정권은 자신에게 있다. 누가 뭐라고 했든지 간에 종이에 쓸 파란 잉크 펜을 집어 든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책을 읽다 보면 자신의 행동에 대한 변명과 핑계가 늘어나게 된다. 사람은 자신이 해석하고 싶은 대로 이해하는 경향이 다분하기에, 자신의 잘못과 실수를 환경 탓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결정적으로 행동한 것은 ‘나’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주변이 어떠했든 자신의 결과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

 

사람은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잘한 행동은 그에 맞는 상을, 못한 행동은 그에 맞는 벌을 받는 것이 당연한데도 말이다. 색채가 우리에게, 상징이 우리에게, 편견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의 파급력이 어떠하던지 사람이 해야 할 것은 자신의 길을 자신이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알고 선택하는 것 또한 나 자신이 결정하는 일이다. 어떠한 삶이 진리인지 올바르게 분별하고 지혜롭게 선택하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필자는 조심스럽게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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