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아이린의 독서 칼럼] 스타벅스 프로젝트 (한 가지 책, 세 가지 이야기)

스타벅스에 간 소녀

*스포 주의

 

이 책의 배경인 미국에서의 “스타벅스”란 어떤 의미일까? 먼저, 스타벅스는 보통 도시나 중심지에 위치한다. 그리고 언제나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다. 그건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사람도 많고, 중심지(역시 사람이 많은 장소이다.)에 있는 스타벅스에, 이 책의 주인공 ‘오드리’가 갈 수 있을까?

 

 

오드리는 그냥 한 여자아이이다. 단지, 학교에 다니지 않고, 어딜 가든 까만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고, 사람 눈을 잘 못 맞추며 낯선 사람과는 한 공간에 있지도 못한다, 이것뿐이다. 공부는 하기 싫고, (그렇지만 해야 하고) 집 밖을 나가는 것도 싫고 방에서 잘 나오지 않고 짝사랑도 진행 중이다. 이 아이가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이유는 학교폭력 때문이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서 학교도 안 가고 집에서 쉬고 있다. ‘그 사건’ 이후로 사람 눈도 못 마주치고 사람이 많은 곳에도 몸이 거부한다. 그래서 상담을 받게 되는데, 인생은 들쭉날쭉한 그래프와 같다고 설명해주신다. 그리고 오드리에게 한 가지 미션을 주게 된다. 바로 ‘스타벅스 프로젝트’ 이다.

 

오드리는 아주 평범한 아이였다. 하지만 학교폭력 사건 이후 조금은 특별한 아이가 된다. 이 사건과 오드리의 변화과정을 한 이야기로 본다면 그 사이사이에 일어나는 이야기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오드리의 사랑 이야기, 그리고 오드리의 오빠 변화, 성장 과정이다. 오드리의 사랑 이야기는 별일 아닌 것 같지만 오드리의 성장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사건들이다. 

 

오드리의 오빠는 항상 게임을 한다. 게임대회에 나간다고 학교 게임 팀에 들어가지만, 엄마의 심한 반대 (컴퓨터를 창문으로 떨어뜨려 깨부수는)로 인해 게임 팀에서도 나오게 된다. 이 게임 팀에 함께 있었던 오빠의 친구 라이너스는 잘생기고 키도 무척 컸다. 눈을 마주치지는 못하지만 혼자 속으로 좋아하고 있었다. 오드리는 가족 말고 상담 선생님 말고 마음을 열어준 5번째 사람으로, 결국 사귀게 된다. 그리고 ‘스타벅스 프로젝트’의 첫 시도도 라이너스가 하자고 하게 되고, 몇 번의 시도 끝에 스타벅스는 더 어려운 곳이 아니게 된다. 또한, 그동안 오드리의 오빠는 게임을 금지당하고 우연히 만난 쉐프를 보고 게임이 아닌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렇게 세 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다. 오드리의 성장과 사랑, 그리고 오드리 오빠의 성장이다. 오드리의 사랑도 말하자면 오드리가 성장하였기 때문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성장에는 부모님, 오빠, 상담선생님 모두 도움이 되었지만 가장 많은 도움이 된 건 라이너스였다. 라이너스는 사람에게 말 거는 연습을 같이하고, 오드리의 인생에서 행복할 수 있는 이유가 되어준 것이다. 

 

이 책 속에서는 충격적인 등장인물이 몇 있는데 오드리가 학교폭력을 당할 때 방관한 절친이었던 나탈리나 이지와 이지네 부모님이 그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람은 오드리의 학교폭력 가해자 중 하나였던 ‘이지’와 ‘이지’의 가족이다. 이지의 부모님이 오드리를 만나고 싶다고 요청하여 큰 결심을 하고 오드리가 만나주지만 정작 그들은  사과의 내용이 아닌 말도 안 되는 시를 읽기 시작한다. 아마 내가 이지네 부모님이었으면 이지에게 사과하라고, 미안하다고 하라고 했을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그들은 만나자마자 자신의 딸이 안쓰럽게도 우울증을 심각하게 겪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 자신의 딸이 이유도 없이 평범한 여학생 한 명을 사람 많은 곳에도 잘 못 가고, 진정제도 먹으며, 사람 눈도 잘 못 마주치게 만들었는데 그게 말이 되는 걸까.

 

책에서도 잠깐 표현을 하였는데 이지는 어린애처럼 입고 왔고, 어린애 같은 대접을 받고 있었다. 사실, 가해자이기는 해도 우울증을 겪고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절대 잘못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도 안쓰러운 일이 맞다. 불쌍한 아이이다. 그렇지만 피해자 앞에서는 다르다. 적어도 사과하는 척, 반성한 척이라도 해야 하는 가해자가 시를 읽고 있으니... 오드리는 그곳을 빠져나왔다.

 

이 장면에서 가장 인상 깊은 구절이 있다. “나는 이지를 보지 않았다. 그 아이를 향해 내 눈동자를 돌리는 아주 작은 수고조차 베풀고 싶지 않았다. 먼지만큼의 노력도 그 아이를 위해서는 하고 싶지 않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화가 났지만, 이 구절을 보고 오드리가 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오드리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정확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나도 함께 분노가 치밀었다.

 

위 상황 말고도 이 책에서는 많은 어이없는 상황들이 다수 존재한다. 오드리와 라이너스 이야기, 오드리 오빠의 게임 이야기, 데일리 신문으로 세상을 판단하는 오드리의 엄마, 오드리의 어린 동생 등등 이 책에는 대표적으로 3가지 이야기가 존재하고, 그 외의 다른 이야기들을 찾아 “스타벅스에 간 소녀”를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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