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준의 사회 칼럼] 우리는 '혐오의 시대'에 살고 있다

성별갈등과 정치이념갈등의 심화

 

최근 남녀갈등이 고조되면서 서로가 항상 말조심을 해야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얼마전 gs25편의점의 포스터가 화제가 되었다. 본 칼럼에서는 gs25의 포스터와 관련된 논란과 남녀갈등의 변화하는 양상을 다루어 우리사회가 나아갈 길을 모색해보았다.

 

"오타쿠"에 대하여 알고 있는가? 소위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 등장하는 미소녀 캐릭터를 좋아하는 마니아 집단을 일컫는 표현이다. 이들의 사회적인 인식은 그리 좋지 못한 편이다. 이들이 즐겨보는 작품들의 장르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아 현실 도피적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방송이나 매체에서 오타쿠의 극단적인 사례를 일반적인 것처럼 표현하여 애니메이션을 보는 사람들의 이미지는 더욱 나빠졌다.  인터넷이 더욱 활성화되면서 오타쿠들을 이르는 다른 말인 '덕후'에 여러 가지 비하 표현을 합성하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타쿠들을 공격하는 분위기가 많이 누그러졌다. 오타쿠들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것일까? 안타깝게도 혐오의 주제가 오타쿠에서 남녀갈등이나 이념 갈등으로 넘어간 것뿐이다. 예전에도 남녀갈등이나 이념 갈등이존재했지만, 최근에 일어나는 굵직한 사건들로 인해서 더욱 격화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남녀갈등은 과거 일부 여성단체의 남성들에 대한 공격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남성들도 이에 맞서 적극적인 대립 의지를 보여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gs25편의점의 이벤트홍보 포스터 중 '캠핑가자'라는 포스터에서 특정 여성단체가 남성의 성기를 비하할 때 사용하는 손 동작과 소시지 그림이 어색하게 들어갔다는 점, 그 여성단체의 영문스펠링을 끼워 넣었다는 점에서 남성들의 비난을 받았다.  gs25는 계속되는 비난에 포스터를 수정했지만 그런데도 일부 비하표현을 억지로  끼워 넣었고, 다시 남성들의 비난을 받아 재차 수정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되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남녀갈등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공격이 아닌 양쪽에서 서로를 비난하는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정치이념갈등 또한 격화되고 있다. 코로나 상황, 부동산값 폭등, 포퓰리즘 정책 등에 지친 국민들은 현 정권에 등을 돌리고 있다. 얼마 전 보궐선거에서의 결과가 이를 증명했다. 현 정권의 지지자들과 이들을 비판하는 집단으로 분열되었고 서로 '토착 왜구', '대깨문' 등의 혐오 표현을 사용하면서 대립하고 있다. 이렇듯 근래 3~4년 사이 국민들은 수많은 논쟁으로 분열하여 서로를 혐오하고 있다. 

 

우리나라 내부적으로도 이렇지만, 북한, 일본, 중국 등 우리나라 국민들이 혐오하고 있는 대상은 끊이질 않는다. 혐오가 없는 세상은 너무 이상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혐오의 대상을 늘리는 것도 피곤해질 뿐이다. 기술은 점점 국경 없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어째서 우리는 우리 내부에서도 국경을 치고 있는가? 우리 모두 나의 다음 세대가 이런 혐오의 시대에 살게 하고 싶지 않다면 지금 하는 혐오를 멈춰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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