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연의 KPOP 칼럼] 아이돌 굿즈의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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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업계의 고객, 즉 팬들의 연령은 10대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팬이 앨범이나 굿즈를 소비하며 자신의 아이돌을 응원하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앨범이나 굿즈가 상식 이상의 수준으로 비싸다는 이야기가 종종 언급된다. 과연 비상식적 가격의 근거는 무엇일까? 이 칼럼에서는 굿즈의 가격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정리한다.

 

먼저 굿즈라는 단어의 정의는 “특정 브랜드나 연예인 등이 출시하는 기획 상품. 드라마, 애니메이션, 팬클럽 따위와 관련된 상품이 제작된다(출처 네이버 국어사전).”*1이다. 앨범은 굿즈랑 다른 개념으로 사용되는데, 굿즈의 정의를 놓고 보면 앨범이 굿즈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달력(대부분 탁상형이 기본)과 함께 포토북, DVD 등을 함께 모아 파는 시즌그리팅, 콘서트 이름이 프린팅 된 티셔츠도 굿즈에 포함된다.

 

 

앨범은 평균적으로 1만 5천원 근처, 리패키지 앨범(이 전의 앨범에 컨셉을 거스르지 않고 몇 트랙만 추가하여 재발매 하는 것)은 2만원을 넘기도 한다. 넘어봐야 3만원 미만이다.

 

해마다 나오는 굿즈이자, 내년도 응원한다는 다짐(혹은 각오)으로 구매하는 시즌그리팅은 3만원 이상, 5만원 미만인 경우가 많지만, 소속사나 아이돌 별로, 또 구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앞에서 언급한 달력, 포토북, DVD는 거의 굳어진 구성품이고, 다이어리, 벽걸이 달력 등의 달력 관련 제품, 미니 포스터, 렌티큘러 카드(각도에 따라 여러 장의 사진이 보인다), 키링(열쇠고리), 스티커 등 실용성이 적은 제품 등이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팬들은 사용하려고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품의 실용성은 소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콘서트 이름이 프린팅 된 티셔츠는 3만 5천원 근처. 모자가 달린 후드집업 또는 야구 점퍼 형식의 겉옷도 종종 나오는데, 5만 5천원 근처이다. 의류 굿즈는 별 다른 특별한 점 없이 디자인에 아이돌과 관련된 로고 등이 사용된다. 그룹명이나 콘서트명 등이 자주 쓰인다.

 

사실 일본에서 발매하는 앨범이 비싸다는(배송비 탓이 클 것이다)이야기는 몇 번 들어봤지만,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발매하는 앨범 자체가 비싸다는 말은 들어본 기억이 없다. 그렇다면 앨범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 팬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앨범에 내장된 CD로 노래를 들어본 적이 몇 번이나 되는지. 포토북을 펴본 적은 몇 번인지. 그만큼의 실용성에 비해 가격이 적절한 것 같은지.

 

비싸면 더 좋은 것처럼 느끼게 되는 심리도 영향이 있다. 유명 브랜드의 제품이 비쌀 때, 우리는 흔히 '브랜드값'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 브랜드의 제품이 품질이 좋고, 비싼 만큼 과정에 더 많은 공을 들였으리라 생각하게 되는 심리가 굿즈를 소비할 때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비싼 만큼 굿즈에 쓰인 사진 촬영에 더 많은 예산을 썼을 것이라 생각하고 소비하는 식이다.

 

가치 소비도 굿즈 가격에 영향을 끼쳤다.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보면, “소비자가 광고나 브랜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의 가치 판단을 토대로 제품을 구매하는 합리적인 소비 방식. 소비자는 본인이 가치를 부여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소비하되, 그렇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는 저렴하고 실속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출처 네이버 국어사전).”*2라는 정의의 가치 소비를 팬들에게 적용하는 것은 어딘가 이상하다. 광고가 팬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지는 모르겠다. 서로 소비한 것을 SNS에 공유하며 알게 모르게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팬덤 분위기(이것을 광고라고 말할 수 있을지 확실히 못 하겠다)는 분명하게 팬들의 굿즈 소비에 영향을 주지만, 엔터테인먼트가 공식적으로 하는 광고 자체의 효과는 실감 해본 적 없다. 또 과연 팬들이 브랜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말 할 수 있을까? 브랜드 이미지는 곧 아이돌 그 자체인데, 아이돌을 보고 굿즈를 구매하는 팬들과 가치 소비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이 가치를 부여하는 제품, 즉 굿즈에 대해 과감하게 소비하고 그렇지 않은 다른 제품들(굿즈 외의 제품들)에 대해서는 저렴하고 실속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는 면은 팬들의 굿즈 소비와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팬 본인들은 자신들이 가치 소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팬들의 소비 태도로 인해 낮은 적도 없던 굿즈 가격이 점점 높아졌다. 팬들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소비자들이 자신의 소비 태도를 다시 한 번 점검해보고, 개선해야할 점을 찾아보는 계기가 이 칼럼이길 바라며 말을 맺는다.

 

*인용 1: "특정 브랜드나 연예인 등이 출시하는 기획 상품. 드라마, 애니메이션, 팬클럽 따위와 관련된 상품이 제작된다."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https://ko.dict.naver.com/#/entry/koko/ad09ffeddf8b436c824c3fe5600e83f8)

*인용 2: "소비자가 광고나 브랜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의 가치 판단을 토대로 제품을 구매하는 합리적인 소비 방식."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https://ko.dict.naver.com/#/entry/koko/1c9cb08bf74140ed9edbc68f47c0e5c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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