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서연의 시사 칼럼] 137일의 기적

현재 우리 사회는 코로나를 겪으며 위기 상황에 꾸준히 대응해왔고, 노력하는 중이다. 하지만 확진자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고, 많은 의료진과 자원 봉사자들은 지쳐가고 있다. 모두가 지쳐가는 상황 속에서 남들보다 조금 더 지치더라도 사회를 위해 자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우리 사회가 유지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이 살아가는 현재의 삶에 자원 봉사자, 약사, 의료진들의 노력이 큰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음을 알 필요가 있다. 그들의 노력이 빛을 발했던 사례들을 통해 이를 알아보고자 한다.

 

2014년 4월 15일, 인천항을 출발하여 다음날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에는 단원고 학생 325명과 일반승객 97명을 태우고 있었다. 당시 10살 초등학생이던 어린 나에게도 세월호 참사는 안타깝고 마음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수많은 국민들이 그들의 소식에 함께 울었고 함께 안타까워 했고 노란리본을 가슴에 달며 무사귀환을 간절히 바랬다. 많은 자원봉사자, 구조봉사자, 잠수부, 의사, 간호사 등은 자발적으로 팽목항으로 달려갔고 기업, 단체, 개인들은 구호물품과 기부금으로 힘을 모았다. 거기 그 현장에 약사들도 함께 했다.

 


재해, 재난 현장이나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 시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모인다. 코로나19를 1년 넘게 겪으며 본인의 본업을 뒤로하고 자발적으로 재난 현장에 달려와 힘들어도 본인 안전을 마다않고 봉사에 전염하는 그들에게 절로 존경심이 우러난다. 특히 의료진중 보통 의사나 간호사에 대한 언론의 기사는 많이 보았는데, 최근 약사에 대한 봉사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세월호 가족들의 임시거처인 진도 체육관과 팽목항에 약사들도 봉사약국을 열었다고 한다. 사고 현장을 달려간 한 약사분이 오열하며 실신하는 피해자 가족들을 보며 봉사약국을 열어야겠다고 판단하고 바로 다음날 부터 봉사약국이 열렸다. 감사하게도 봉사를 오겠다는 약사분들의 전화가 폭주했고 강원도에서부터 제주에서까지, 약대생에서부터 원로 약사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봉사에 동참하였다. 약사분들의 봉사 이야기는 나에게는 좀 생소했다. 보통 의사나 간호사의 의료봉사가 많이 알려졌기에 약사가 겪은 팽목항에서의 137일의 봉사 이야기가 나에게는 새로운 자극을 준거 같다. 

 

 

가족을 잃은 남겨진 가족들의 충격과, 상실감, 오랜 피로와 면역력 저하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 노출, 마르지 않는 눈물로 눈이 붓는 것을 넘어 안질환으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발생한 위염, 위장장애, 변비 등,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는 수면문제 등으로 안정제, 청심환, 면역제, 안약, 수면안대, 마스크, 위장약 등등. 기다림이 장기화 되는 상황에서 약사 봉사자들이 유가족들의 건강을 챙길 부분은 너무도 많아 보였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팽목항에 함께한 자원봉사자들과 잠수부들의 건강도 챙겼다. 밤낮 구분 없이 일하며 오는 건강 이상과 물속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기에 감기약, 피부연고, 파스, 진통제 등등 다양한 의약품을 공급하며 그들을 돌보았다. 약사들의 이러한 세심한 봉사는 팽목항에 모인 유가족과 많은 자원봉사자들에게 큰 위안과 위로가 됐을 것이 분명하다. 언론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약사의 봉사에 감사함과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1


봉사는 종류로도 크고 작다는 크기로도 그 가치를 감히 메길 수 없다. 말 한마디로 위로를 전할 수 있고 작은 손길로 생명을 구하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 큰 능력이나 재력이 있어야 봉사가 가능한 것이 아니라 마음만 가지고 그곳에 가면 된다. 그 다음엔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 나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언제든 내 손을 보태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 보도록 하자.
 

각주

1.참고 : http://www.dailypharm.com/Users/News/NewsView.html?ID=252504&REFERER=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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