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영의 세대 공감 칼럼] 신해철 거리에서 세대 공감

어느 날 학교에서 담임선생님이 조용히 나를 복도로 부르셨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이렇게 물어보셨다. “혹시 너.. 신해철 아들이니?” 나는 당황스러워서 “아닌데요.”라고 말하지 지나가시던 선생님께서 놀라시면서 “진짜? 신해철이랑 닮아서 아들인 줄 알았지.” 하셨다. 순간 신해철이 누군지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집에서 학교에 갈 때마다 지나쳐온 신해철 거리가 떠올랐고 그곳에 가면 신해철에 대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학교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신해철 거리에 가 보았다.

 

 

선글라스를 끼고 포니테일에 옆머리 없는 신해철의 동상이 마이크를 들고 다리를 꼰 자세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신해철 노래 가사 목판, 추모비, 신해철 작업실을 두루 둘러보고 나와서 신해철의 노래를 검색해 들어 보면서 그가 유명한 가수이고 2014년에 요절한 것을 알 수 있었다. 2014년이면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돌아가셨고 가족들과 함께 보았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에도 신해철 노래도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신해철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신해철은 1968년 생으로 부모님이랑 비슷한 나이임을 알 수 있었고 그래서 부모님께 신해철에 관해 물어보자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말하듯이 물 흐르듯이 바로 신해철에 관해 이야기가 나왔다. 부모님이 학교 다닐 때 MBC 대학가요제에 마지막 순서로 신해철과 무한궤도라는 그룹이 나와 ‘그대에게’라는 노래를 불렀고 한 번에 대상을 타면서 유명해졌다고 하셨다. 그때 생방송으로 보셨다고 했으며 명문대를 나왔다고 신해철 친구들 또한 공부를 잘했다고한다.

 

또한 토론 같은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해 본인 주장을 펼쳤으며 그 때문에 안티 팬들도 상당하게 많았다고 한다. 사람들에 시선이 좋지 않은 주장을 많이 말했으며 대표적으로는 방송에 나와 주장으로 신해철은 대마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었으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는 대마초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도 하셨다. 그리고 또한 많은 사람은 그를 마왕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왜 마왕이냐고 물어보자 어머니께서는 신해철이 자정이 넘은 시간에 하는 ‘고스트 스테이션’이라는 라디오 방송이 있었는데 방송 심의를 무시하고 편집 없이 마음대로 방송을 하여 ‘마왕’이라는 별명이 생겼다고 한다. 지금 같은 경우에는 심의를 지키지 않을 경우에는 송출 중단이되지만 그 시대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그러지 않아 가능했다고도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가 수술 사고로 죽었을 땐 많은 사람이 슬퍼했다고 하셨다.

 

부모님께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를 듣고나자 현재 대한민국에 신해철과 비슷한 아티스트는 없는 것 같다. 이미지가 중요한 직업인만큼 요즘 가수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고려해 사람들이 싫어할 만한 반사회적인 주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분도 수내에 들러 신해철 거리를 둘러보며 부모님과 세대 공간을 나누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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