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민의 독서 칼럼]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도시, 바이오필릭 시티에 대하여

최근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여 인류는 점점 삶에 대한 안전을 걱정하게 되었다. 자연에서 만들어진 바이러스는 계속해서 강력해지고 그 대책을 찾는 것도 어려워졌다. 그래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만난 책이 바로 '티모시비틀리'의 '바이오필릭 시티'이다. 이 책은 글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현시대에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을 통해 안전하고 조화롭게 살아갈 방법과 우리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세세히 다루고 있다.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바이오필릭 시티'라는 말이 참 낯설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책 읽기에 앞서 '바이오필릭'이 어떤 뜻인지 자세히 알아봤다. '바이오필릭'은 '바이오필리아(Biophilia)'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형용사이다. '바이오필리아'는 퓰리처상 2회 수상의 저명한 과학 작가인 '에드워드 윌슨'이 주장한 이론인데, 하버드 대학교수인 그는 원래 개미에 관한 연구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과학자이다. 그가 주장한 '바이오필리아'는 'Bio-(생명)'과 "-philia(좋아함)'을 연결한 합성어로, 인간의 본성에는 자연을 좋아하는 유전적인 소양이 있어 자연에 대한 본능적인 애착을 갖는다는 가설이다. 즉 인간은 본능적으로 생명에 대한 호감 경향성을 지니고 있고, 이런 호감 경향성은 우리의 선택과 행동에 매우 강력히 영향을 주게 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인간이 애완동물을 사랑하고 보고하는 것, 주말이면 야외에 나가 자연을 즐기는 것 등이 바로 '바이오필리아'에 담겨 있는 기본 의미가 되는 것이다. 이런 '에드워드 윌슨'의 주장을 근거로 하여 몇몇 학자들은 인간이 자연 친화적으로 살 수 있는 도시를 '바이오필릭 시티'라고 이름 짓게 되었다고 한다.1)

 

물론 저자도 '바이오필릭 시티'가 무엇인지 설명하는데, 이론적인 내용보다는 실용적인 측면에서 그 탄생 배경과 필요성에 대한 탐구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 수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는 전제로, 이젠 공원 몇 개를 만드는 수준에서 인간이 자연과 공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인류가 맞이하게 될 새로운 주거 형태는 '자연환경'이라는 본질적인 인식이 형성되어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이 말에 상당히 공감했다. 그동안 지속가능한 발전이 무엇이며 그것을 이룰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고민했던 내게 저자가 말한 자연 친화적인 주거 형태는 강한 인상을 주었다.2)

 

그리고 저자가 말하는 '바이오필릭 시티'의 필요성에 대한 부분도 상당히 기억에 남는다. 산업화를 통해 과학기술은 고도로 발전하게 되었고 인류는 삶의 질에서 엄청난 혜택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인류가 감당해야 하는 문제 또한 많아졌다. 인간을 하나의 구성 요소로 만들어버린 도시화는 인간의 존엄성을 낮추고 인간을 자연환경과 유리 시켜 자연에서 반드시 취해야 하는 정서적인 이점에서 멀어지게 했다. 이로써 인류는 각박하고 오염된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과학 기술의 힘을 활용해 여러 기계 장치를 개발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또 다른 문제를 만들게 되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자연 친화적인 삶을 추구하는 '바이오필릭 시티'의 회복 탄력성3)에 집중했다. 그가 말하는 회복 탄력성은 '사용으로 인한 고갈' 그리고 '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또 다른 오염'이 아닌 자연이 지닌 회복력과 자정 능력을 인류의 삶에 적용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산업화로 오염된 자연이 회복되는 주기를 기다려 그 속도에 맞춰 인류의 발전도 고려해야 자연과 인류 모두를 위한 상생의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내용을 도시 생활에 대입해야 회복 탄력성을 지닌 '바이오필릭 시티'가 완성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산업화를 통한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식음료의 경우도 자연 친화적 식단으로 구성해 인체가 자연의 구성원이라는 잠재적인 각성을 유도해야 도시 생활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전 세계의 혁신적인 '바이오필릭 시티'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수십 개가 넘는 사례를 일일이 나열하며 어떤 노력이 어떤 결과를 이뤄냈는지 설명하고, '바이오필릭 시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차례로 꺼내 놓는다. 그리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바이오필릭 시티'뿐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넘어야 하는 장애물과 도전 과제를 말하고 미래의 도시를 재구성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담담한 어조로 독자의 공감을 끌어낸다.4)

 

나는 그동안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한 많은 책을 읽었지만 확실하고 명쾌한 느낌보다는 피상적인 지식을 얻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 한편에 아쉬움이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게 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이며 또한 우리가 노력해 반드시 얻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인류가 일궈낸 눈부신 과학 기술의 발전이 우리에게 양질의 삶을 제공했다는 것은 재고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고, 앞으로 인류는 더욱 발전한 기술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발전 지향성이나 인간 중심의 이기심은 여러 문제를 만들어 낸다. 그렇기에 자연과의 공존에 대한 인식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내 손으로 만드는 건강한 미래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 참고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34137&cid=60278&categoryId=60278

2) 참고 : 책 본문 49페이지

3) 참고 : 책 본문 31페이지

4) 참고 : 책 본문 456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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