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초음속으로, 돌아온 초음속여객기 이번에는 성공할까

 

1960년대,  자유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의 냉전이 최고조에 다다름에따라  두진영간의 항공우주개발 경쟁도 치열했다. 두 진영은 서로의 기술력과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 온 국가의 역량을 쏟아 항공우주기술 개발에 몰두했다. 그중 가장 치열했던 곳은 단연 미국과 소련이었다. 1957년 소련이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하자 큰 충격을 받은 미국은 직후인 1958년 미 항공 우주국 나사를 창설하였고 나사의 주도하에 미국 최초의 우주비행사 앨런 셰퍼드, 최초의 우주유영, 1969년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이 있었던 아폴로 11호 등이 성공하며 경쟁은 더욱 뜨거워졌다. 비록 미국과 소련에 가려져 관심의 중심에는 멀어졌지만 2차 세계대전 이전만 해도 세계 최강대국이었으며 60년대 유럽 최초 인공위성개발에 참여했을 정도로 항공우주에 대한 전문성 또한 갖추었던 영국도 활발한 개발을 진행하였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결과는 초음속 여객기인 콩코드이다. 비록 세계 최초의 초음속 여객기였던 소련의 Tu-144보다는 1년 늦었으나 1969년 첫 비행을 개시한 콩코드는 2003년까지 영국항공과 에어프랑스에서 운용되며 초음속 여객기의 대명사로 자리 잡게 되었다.1,2

 

 

콩코드는 지구 자전 속도보다도 더 빠른 속도를 가져 "떠나기 전에 도착하라"라는 슬로건을 내밀며 많은 사람에게 초음속 비행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심어줬다. 하지만 콩코드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마하 2의 빠른 속도는 장점인 동시에 콩코드의 최대 단점이 되었다. 초음속을 내기 위해 사용한 특수한 엔진은 콩코드 소음의 주원인이 되었으며 콩코드 초음속을 위해 적용되었던 델타익과 함께 음속 이하의 아음속에서 효율성이 저하되는 결과를 낳았고 이는 초음속 비행시  발생하는 소닉붐을 이유로 내륙지역에서의 초음속 비행이 제한되자 큰 문제로 작용하였다.  또, 6만 피트라는 높은 고도의 큰 압력 차를 견디기 위해 적용된 좁고 긴 동체와  손바닥만한 작은 창문은 좁은 좌석과 나쁜 전망으로 비싼 값을 지불한 승객들에게 큰 불만을 일으키며 "퍼스트클래스 가격의 이코노미클래스"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들로 사람들의 인기를 서서히 잃어가던 콩코드는 사고이자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2000년 에어프랑스 4590편 추락사고와 항공산업에 큰 위기였던 9.11 테러를 계기로 2003년 퇴역하게 되며 초음속 여객기의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되었다.3

 

 

하지만 2029년 초음속 여객기의 시대가 26년 만에 돌아올 전망이다. 지난 6월 3일 미국 최대 항공사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 항공은 미국 콜로라도에 위치한 초음속기 개발 스타트업 “붐 슈퍼소닉”의 차세대 초음속기 “오버처, overture”를 2029년 15대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15+35대로 계획된 이번 계약은 계획대로 진행 시 2025년 시제기 공개, 2026년 시험비행 시작을 거쳐 2029년 상업 비행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유나이티드 항공은 지속가능한 연료 개발등에서 붐 수퍼소닉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버처가 2029년 상업 비행에 성공할 경우 2003년 콩코드의 운항중단이후 26년 만에 일반인들에게 초음속 비행을 제공하게 된다.4

 

콩코드 이후 처음으로 다시 등장하는 초음속 여객기인 오버처는 콩코드보다 높은 연료 효율성을 가지며 2029년 도입 시 100% 지속가능한 연료를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진의 경우 콩코드와 동일하게 롤스로이스사에서 제작된 엔진이 장착될 예정이며 콩코드의 마하 2 보다는 다소 느리지만 현존하는 제트여객기의 마하 0.7보다는 두배가량 빠른 마하 1.7의 속도로 콩코드와 동일한 6만 피트 (약 18km) 상공에서 비행할 것으로 예상되며 항속거리는  콩코드의 4,130마일(약6,600km)보다 근소하게 앞선 4,250마일의 항속거리를 가지게 될 예정이다. 이는 인천에서 두바이에 조금 못 미치는 거리이다. 또, 전체가 퍼스트 클래스였던 콩코드와 달리 오버처는 전 좌석 비즈니스 클래스로 운용될 예정으로 기체의 길이는 콩코드 대비 약 2피트(약 60cm) 더 길지만 좌석 수는 콩코드의 92-128석에서 65-88석으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5 

 

 

콩코드 이후 26년 만에 시작할 초음속 여객기의 시대는 기대가 큰 만큼 우려 또한 크다. 유나이티드와 붐 슈퍼소닉에서 사용할 것으로 주장한 지속가능한 연료는 초음속을 위한 충분한 성능, 운용하는데 큰 부담이 없는 적절한 가격, 낮은 환경오염이라는 세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또, 콩코드의 사례에서 보듯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초음속 비용을 이용할 수요가 예상보다 적을 수도 있으며 비록 붐 슈퍼소닉은 소음을 크게 줄였다고 주장했으나 소닉붐 발생이라는 문제는 여전히 내륙 초음속 비행에 치명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오버처는 현재 6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뉴욕-런던 노선은 3시간 30분으로, 14시간이 소요되는 샌프란시스코-홍콩 노선은 8시간으로, 12시간 45분이 소요되는 로스엔젤레스-인천 노선은 6시간 45분으로 비행시간이 크게 단축되어 물리적으로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는 국제사회 형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6

 

각주

1.참고: https://en.wikipedia.org/wiki/Sputnik_crisis, 
2.참고: https://ko.wikipedia.org/wiki/콩코드_(비행기
3.참고: https://en.wikipedia.org/wiki/Air_France_Flight_4590, https://www.britannica.com/technology/Concorde
4.참고: https://boomsupersonic.com/united, https://www.foxbusiness.com/markets/united-airlines-buying-boom-supersonic-overture-jets

5.참고: https://www.britishairways.com/en-gb/information/about-ba/history-and-heritage/celebrating-concorde, https://boomsupersonic.com/united

6.참고: https://boomsupersonic.com/un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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