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당신이 아름다운 파수꾼이 되기를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지키는 성숙한 어른의 삶

 

『호밀밭의 파수꾼』은 난감한 책이었다. 장면 전환이 빠르고 문체가 깔끔하지 못해 작가가 몇 살 때 쓴 작품인지 의심될 정도로 번잡했다. 또 내재적 관점에서 보자면, 주인공 '홀든'의 성격이 매우 이상해 보였다. 작가가 그를 긍정적인 인물로 그려내고자 했던 것 같았음에도, 때문에 보통은 작가의 생각을 존중하는 나로서도 그의 엉뚱하고 어이없는, 솔직히 정신병자 같은 행동에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당대 사회적 배경을 알고 나서는 작가가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홀든은 좋게 말하면 비범한, 나쁘게 말하면 특이하고 이상한 아이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싫어하고, 자신을 외롭다고 생각한다. 기숙사에서도 그랬다. 조용하고 얌전한 듯하면서도, 속으로 모든 친구들의 모습을 분석하고 비판한다. 그들의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모습을 역겹게 생각하고, 자신만이 생각이 바로잡힌 사람이라 여긴다. 그들은 어른들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닮아가고 있고, 홀든은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흥미롭게도, 성경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말한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 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 … 마태복음 18장 3-4절

 

결국 홀든은 기숙사를 떠나 뉴욕으로 향한다. 뉴욕에서 홀든은 많은 경험을 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그 모든 여정에 이성과 관련된 사건이 반드시 있었단 점이다. 여기서 잠시 외람된 이야기를 하자면, 미디어경청의 '달달한 콘텐츠상', 일명 '달콘상' 12월+1월 수상자로 선정된 감회를 표하고 싶다. 감사하게도, 지금껏 필자는 달콘상에 여러 번 선정되었었다. 하지만 이번 수상이 나를 웃게 했던 것은, 선정된 기사가 '사랑을 두려워하는 청소년들에게'라는 제목의 기사였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심혈을 기울여 쓴 세 편의 기사가 더 있음에도 이 기사가 선정되어 "나의 글이 현대 청소년들의 마음을 적중했나?" 하는 뿌듯함이 들었다. 동시에 필자는 '사랑 전문가'가 아님에도 이러한 관심을 받은 것이 부끄러웠다. 많은 청소년들의 이목을 끌었고, 그만큼 10대들의 크나큰 관심사가 '이성', '사랑' 따위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가부간에, 홀든도 마찬가지였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홀든은 여행 과정에서 어른들의 세계를 마주한다. 그 모험은 홀든의 내적인 성장을 가져왔다. 사람들을 싫어했지만 그랬던 사람들마저도 그리워하는 본인의 모습을 보며 다른 사람들을 향한 비난보다는 스스로의 성장을 지향하게 된다. 여전히 그들을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관계에 있어서 외롭다는 감정의 원인을 무기력한 '나'에게서 찾고, 다른 이들을 이해한다. 결국 홀든은 정신병원에 들어가고, 저항하기보다는 나름대로의 비판과 수용을 거친다. 아마 특이한 홀든은 다른 사람들이 느끼기에 정신병자처럼 보였겠지. 아니, 아마도 우리들도 그렇게 느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작품의 배경을 알면 생각이 트인다. 작가는 천재였다. 당시 사회는 정치적 보수주의와 매카시즘 등의 영향으로 억압적이고 두려운 사회였다. 평범한 사람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넣어 정치·사상적 통합과 민족 결속력을 강화하는 불합리하고 비인간적인 사회였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경제적 호황을 누렸기에 사회적 순응이 일어났던 시기다. 이에 홀든은 사회의 거짓과 가식에 대해 고발과 반항을 결정하는 저항적 인물의 상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작가의 치밀한 장치와 빈틈없이 완벽한 풍자에 나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책을 읽을 때에는 갈수록 황당하고 모순적인 홀든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지만, 모든 것이 작가의 계획 아래 쓰였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쳤다.

 

'호밀밭의 파수꾼'이 상징하는 바는 무엇일까? 홀든은 당시의 거짓되고 가식적인 현실과 대비되는 순수함과 자유로움을 지향한다. 이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앨리'나 '피비' 같은 어린아이들이다. 즉 그들이 뛰어노는 호밀밭은 '자유로운 사회'를 의미하고, 그곳의 파수꾼이 되고자 하는 홀든은 '올바른 어른', 내지는 '바람직한 인물', '개혁적인 인물'을 상징한다. 결국 작가는 이를 통해 당대 사회를 비판하여 자유로운 사회를 표방한 것이다. 재언하지만, 정말로 뒤통수를 한대 맞은 듯한 비범한 필법이었다.

 

우리에게도 호밀밭의 파수꾼이 필요하다. 지금껏 당신을 지켜준 파수꾼은 무엇이었는가? 또 당신은 어떠한 가치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고 싶은가? 나의 파수꾼은 하나님이다. 가끔 "하나님이 정말 계실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도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하나님 생각이 나는 것은 낭떠러지로 떨어지려는 나를 항상 붙잡아 주셨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세상에서 사랑의 가치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고 싶다. 이성 간의 사랑이 아닌, 예수님의 성품을 닮아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특히 자존감이 낮고 사랑이 필요한 이들에게 진실한 사랑을 알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대에게도 당신을 지켜줄 수 있는 소중한 파수꾼이 있길 바라며, 나아가 당신도 세상에 도움이 될만한 파수꾼이 되기를 권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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